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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71화 괴도 도팽(Dauphin) (15) - 내 작은 경비병을 건드린다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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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작은 분명, 두 영주 사이의 별것 아닌 자존심 싸움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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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한쪽이 살짝만 뒤로 물러났더라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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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은 나라 꼴이 조금만 더 제대로여서, 그들을 중재할 만한 누군가 존재했더라면, 그것만으로도 쉽게 끝났을 소소한 다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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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한 번 흐르기 시작한 피는 더욱 큰 피를 요구했고, 자존심, 이권, 원한 등 온갖 요소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자 두 영주는 브레이크라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마구 폭주하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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젊은 청년들이 강제로 징병당했고, 전쟁세라는 명목으로 세금이 대폭 늘어났으며, 일가족이 어찌어찌 하루하루를 연명할 수 있었던 식량 사정은 아예 가족 중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될 수준으로 열악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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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웃 마을이었던 두 마을의 청년들은 땅을 다스리는 영주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반대편에 선 채 함께 웃고 떠들던 이들에게 창을 겨눠야 했고, 도대체 우리가 왜 싸워야 하냐며 반발하던 이들은 영주 휘하의 직속병에게 두들겨 맞고 입을 다물거나, 심하면 아예 살해당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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힘들고 괴로워서, 이대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,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‘그’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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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장 낮은 곳의 기사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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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중을 위해 싸우는 진정한 기사시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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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디 우리들을 구원해 주소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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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이유도 영문도 알지 못할 싸움을 제발 멈춰주소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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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저분한 옷을 입고, 비쩍 마른 몰골인 채로, 고개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을, 기사는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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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중의 기사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는 소식에 두 영주의 휘하에 있던 영민들은 차례차례 지배자들을 향해 반기를 들었고, 두 영주는 늘 그러했듯이 이를 폭력으로 진압하려 했으나, 강력한 기사의 존재로 인해 실패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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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영민들 쪽에도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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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의 무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그는 한 명이었고, 그가 없는 곳에서 영민들은 수많은 피를 흘려야 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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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나, 전과 달리 영민들은 당하더라도 쉽게 당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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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거의 영민들은 열 명 중 한 명이 본보기로 당하면 나머지 아홉 명이 고개를 수그렸지만, 이제는 굴종하는 대신 맞서 싸우길 선택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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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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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족들에게, 통치자들에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을, 그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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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이 절대로 항거할 수 없는 무적의 존재가 아니라, 그저 힘을 가지고 있을 뿐인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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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는 두 영주들에게 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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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들의 무도한 통치 탓에 영민들이 이렇게나 괴로워하고 있노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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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제발 싸움을 멈추고, 영주로서 영민을 돌보는 의무를 다해달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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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영주들은 기사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대신 다른 귀족 가문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택했고, 영민들은 이에 분개하며 기사에게 외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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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장 낮은 곳의 기사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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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와 함께 싸우는 민중의 기사시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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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내민 손을 저들이 거절했으니, 이제 남은 건 목을 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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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사악한 압제자들에게, 우리가 받은 고통을 되돌려주어야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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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비루한 나라에는 우리처럼 고통받으면서도 맞서 싸우는 방법을 몰라 그저 참고만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으니, 그들에게 우리의 뜻과 성과를 알린다면 반드시 이 나라 그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겁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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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은 인생 모두를 과거처럼 고통받으며 살 바에는, 차라리 이 큰 뜻을 위해 목숨을 걸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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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는 당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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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약자를 돕고, 외면받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검을 휘둘러왔던 자신의 행동이, 영민들의 편에서 귀족들에게 검을 겨눈 행위가,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불씨를 일으켰는지 비로소 깨닫고 만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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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그가 조금만 더 독한 인물이었더라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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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은 커다란 꿈을 위해 작은 희생을 용납할 수 있는 인물이었더라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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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자기가 이끌던 영민들의 뜻에 맞춰, 이 나라를 전란 속으로 빠트릴 수 있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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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평생 약자들을 위해 싸워왔던 기사는, 설령 올바른 일을 위해서라고 한들 수많은 사람들이 피 웅덩이에 빠질 길을 선택하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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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고 자기만을 믿고 따라와 준 이들을 내버려둔 채 딸만을 데리고서 도망치는 길도 선택하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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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뇌하던 기사에게, 당시에는 아직 총기를 잃지 않았던 늙은 왕의 사자가 와서 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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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욱 커다란 싸움, 더욱 많은 피가 흐르기 전에 기사의 목만 바친다면, 관련자들에게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. 이를 왕가의 이름으로 보증하겠노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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울부짖는 딸을 외면한 채, 기사는 자신의 검을 들어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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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*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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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─8소대장 달리아. 너를 도적 도팽과 내통한 죄로 추포한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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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르노스 기사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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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부단장이 외친 선언에, 경비대 거점 내부가 단숨에 소란으로 뒤덮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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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? 내통? 8소대장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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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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쿠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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십여 명의 기사들이 동시에 진각을 밟자, 거대한 충격음이 울려 퍼지며 경비대의 소음이 단숨에 잠잠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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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대한 바위라도 지면에 떨어진 것 같은 굉음에, 다들 본능적으로 움츠러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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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는 눈살을 찌푸리면서도,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반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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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통이라니, 말도 안 됩니다. 전 그런 적이 없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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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부정해 봐야 소용없다. 네가 도팽에게 경비대 내부의 정보를 흘려 범행을 돕고, 반대로 도팽은 너에게 일부러 당해주는 척하며 너의 입지를 올리는 계획은 모두 간파했으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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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러니까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의심을 하시는 겁니까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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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경비대 내부에서 증언이 있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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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예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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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단장이 손짓을 하자, 구석에 있던 경비병 일부가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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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8소대장이 도팽을 끝장낼 수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놓아주는 모습을 봤습니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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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른 이들에게는 거침없는 공격을 일삼는 도팽이, 8소대장에게만은 공격을 느슨하게 하는 걸 봤습니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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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기사단 여러분이 온 뒤에도 8소대장이 밤중에 도팽으로 추정되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습니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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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은 너무나 기가 차면 순간 말문이 막히는 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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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간 멍해져 버린 달리아를 대신해서, 8소대의 부관이 목청을 높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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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헛소리하지 마!! 네놈들, 중대장한테 그렇게 아양을 떨다가 이제 새 주인이라도 찾은 거냐!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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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제야 달리아는 저 경비병들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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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래 달리아는 경비대 내에서 겉돌던 입장이었지만, 도팽이 나타난 뒤로 달리아가 두각을 드러내자 경비대의 많은 인원들이 손바닥을 뒤집듯 그녀에게 호의를 보이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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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끝까지 달리아를 인정하지 않고 적의를 보이던 이들도 있었고, 그들이 지금 이 순간 기사단의 편에서 위조된 증언을 내뱉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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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들어주실 필요 없습니다, 대장님!! 누가 봐도 본인들 명성에 흠집이 생길 것 같으니까 대장님한테 누명을 씌워서 책임전가를 하려는 겁니다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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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역시 천한 것들이라 그런지, 말본새가 더럽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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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단장이 인상을 찡그리자, 기사단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와 부관이 있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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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기에게 공격이 다가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부관의 모습에 기사가 냉소를 띄운 그 순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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으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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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─제 부하에게 손대지 마십시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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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의 손이 부관에게 닿는 것보다 먼저, 달리아의 손아귀가 기사의 손목을 단단히 붙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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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는 흠칫하며 달리아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, 아무리 거칠게 발버둥을 쳐도 달리아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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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, 우왓!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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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박자 늦게 공격을 인지한 부관이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고, 부단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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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지금 항명이라도 하겠다, 이건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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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애초에 기사단은 경비대의 직속상관도 아닐뿐더러, 설령 직속상관이라고 해도 하급자에게 부당한 폭력을 휘둘러도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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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군. 상관의 이야기 도중에 멋대로 끼어든, 제 주제를 모르는 개에게 벌을 내리려던 것뿐이다. 불경으로 참형에 처해도 이상하지 않을 죄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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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런 건…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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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대로 된 법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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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어도 그녀가 ‘그’와 이야기했던 세상 속의 법률과는 아득히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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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달리아는 그 말을 끝까지 내뱉을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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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가 본인의 마음속에서 나름의 정의와 법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도, 그런 건 현실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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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단장이 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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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의혹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차차 조사해 보면 알게 될 터. 순순히 명령을 따를 텐가, 아니면 끝까지 저항할 텐가. 8소대장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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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는 망설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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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고지식한 그녀라고 해도, 여기서 순순히 끌려가는 순간 그리 좋지 않은 결과가 기다린다는 걸 모를 정도는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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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그렇다고 거부한다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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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는 잠시 8소대의 동료들을 바라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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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은 하나같이 창 자루를 강하게 붙든 채, 달리아를 향해 결연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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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가 싸우고자 한다면 함께 싸우겠다는 것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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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동시에, 달리아는 알아차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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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세하게 떨리는 다리, 슬금슬금 배어 나오는 식은땀, 거친 호흡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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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의 의지와는 별개로, 그들의 몸은 이미 겁에 질려 있다는 사실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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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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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소대의 경비병들은 경비대 내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편이지만, 개중 마력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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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대로 된 연공법으로 몸을 강화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신체 능력은 거의 맹수와 일반인 수준으로 차이가 나며, 하물며 상대는 제대로 된 갑주를 갖추고, 검술에 숙련되어 있으며, 검기를 자유롭게 흩뿌릴 수 있는 인간 병기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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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단 싸움이 벌어지고 나면, 달리아 본인이야 어찌 됐든 소대원들이 무사할 가능성은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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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건, 달리아가 바라지 않는 결과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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짧은 한숨과 함께, 달리아는 붙들고 있던 기사의 팔을 놓아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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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는 잽싼 몸놀림으로 뒤로 물러선 뒤 달리아를 노려보았는데, 일개 경비병 따위에게 공격을 제지당한 것이 어지간히도 굴욕적인 모양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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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는 기사단 부단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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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통 같은 걸 한 적은 없지만, 조사에는 응하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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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좋은 선택이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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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단, 조건이 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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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조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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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경비대의 다른 대원들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고 여기, 경비대의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언해 주십시오. 또한 하루 단위로 8소대의 대원 중 한 명과 면회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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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단장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일그러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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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지금, 범인 주제에 그게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하는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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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까 부단장님께서 말씀하셨을 텐데요. ‘의혹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차차 조사해 보면 알게 될 터’라고.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범인이라고 단정 짓는 건 너무 이르신 것 같습니다. 아예 범인이라고 확정 지어 놓고 결과를 만드시려는 거면 또 몰라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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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 이년!! 지금 감히 나를 농락하려는 거냐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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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, 그리 느끼셨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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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채롭게 색이 바뀌는 부단장의 얼굴을 바라보며, 달리아는 문득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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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달변에 능해졌지, 하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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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답은 딱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명확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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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야 능구렁이 같은 ‘그’하고 허구한 날 이야기를 나눈 결과일 게 뻔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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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울적한 상황인데도 ‘그’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노라면 문득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, 달리아는 쓴웃음을 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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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년이…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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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단장은 매우 고뇌하는 기색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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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대로 순순히 달리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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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만약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힘으로 억지로 제압하기에는, 방금 기사를 상대로 보여준 달리아의 움직임이 신경 쓰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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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그는 혀를 차면서, 벌레를 씹어 뱉듯이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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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좋다! 그 알량한 요구사항은 들어줄 테니, 이만 순순히 조사에 응해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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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아는 양손을 내밀었고, 기사들은 그녀의 손을 묶은 뒤 끌고 가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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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소대의 대원들이 그런 달리아를 만류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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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대장님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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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괜찮으니까 꾸준히 면회나 와. 바깥이 어떤지 확인해야 하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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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원들은 무척이나 할 말이 많은 기색이었지만,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듯한 달리아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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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오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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레브루크에는 묘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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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거 알아? 경비대의 8소대장이 붙잡혀 들어갔다는구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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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? 대체 왜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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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동안 8소대장이 활약할 수 있었던 게, 사실은 도팽이랑 뒤에서 짜고 친 거라서 그렇다는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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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에이, 아무리 그래도 그게 말이 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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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긴 했잖아? 기사단조차 못 잡는 도팽을 상대로 어떻게 일개 경비병이 그렇게 활약할 수 있었겠어? 본인은 도팽이랑 적당히 짜고 치면서 명성을 올리고, 기사단이 나타난 뒤로는 내부에서 정보를 흘려 방해했다고 하면 충분히 말이 되지 않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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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음, 으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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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사실 난 원래부터 수상했다니까. 아니, 그렇게나 뛰어난 사람이면 왜 진작에 이름을 못 알리고 도팽이 나온 뒤에야 활약하기 시작한 건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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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문은 다소 지나칠 정도로 기사단에게 편파적이고, 달리아와 관련된 정보들을 왜곡하고 있었지만, 여러 군데에서 일사불란하게 음모론을 떠들기 시작하자, 사람들은 많든 적든 의혹의 시선을 향하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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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이런 소식을 들은 한 남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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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것참. 재미있군. 너무나 기발한 농담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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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과는 달리, 남자의 입가는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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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습을 그림자 속에서 확인한 대악마는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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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, 열받았네. 이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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