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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6. 두 번째 페스티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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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신을 차린 건 그로부터 대략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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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굴에 말라붙은 피를 떼어내고 주변을 살펴보니, 관리 컴퓨터는 도시의 정돈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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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 이상 내가 손쓸 만한 부분은 달리 없었기에, 나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나 블랙 존으로 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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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별……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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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을 막는 폭주 로봇들을 격파하며 보스룸으로 향하는 내내, 컴퓨터가 보여준 영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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칠흑 같은 존재가 내뱉은 알 수 없는 한마디, 그리고 컴퓨터가 그것을 지칭하며 사용한 단어. 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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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‘별’이 이 세계에서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, ‘아스트라’의 정체까지. 신경 쓰이는 것들이 너무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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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인류의 1%를 영구 존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원……그게 말이 되는 건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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곰곰이 생각해보면, 컴퓨터가 설명한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애초에 이상한 점이 많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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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류 일부를 낙원에 격리해 영구적으로 존속시키겠다는 계획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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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대단한 자원이라도 결국 소모성일텐데, ‘영구히’ 존속시킨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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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‘반영구적’이라는 걸 과장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, 어쨌든 그 동력은 미지의 에너지원인 ‘아스트라’에서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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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스트라를 잃은 후 시스템이 인류의 영구 존속은 불가능하다고 계산했으니, 그것이 존속의 핵심이라는 건 분명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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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자원이 미지의 에너지원이라고? 수천만 인구를 지탱할 에너지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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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‘별’이라는 존재가 아스트라를 노리고 나타난 것도 틀림없다. 내가 들은 그 한 마디가 그 증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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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정신을 차린 후 컴퓨터에게 ‘아스트라’와 ‘별’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지만,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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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신경 쓰이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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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이 모든 것들의 정체야말로, 시련의 탑을 무너뜨리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직감을 받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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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‘별’이란 존재는 성위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. 아스테리오스의 도끼를 포함해, 드물게 언급되던 그 단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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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위- 무언가 극한에 이른 경지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, 신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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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어느 쪽이건, 아마도 그건 이 탑의 GM이라는 녀석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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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면 너머로 본 ‘별’이 내게 안겨준 고통은, 15층에서 GM이 개입했던 때에 느꼈던 것과 똑같았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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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오픈 커뮤니티를 뒤져봐도 마땅한 정보는 없고, 아무리 고민을 해도 뾰족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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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삼스레 깨닫는다. 시련의 탑의 도전자들조차, 정작 이 탑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는 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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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끼이익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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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천히 걷다 마침내 보스룸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. 깜빡이는 조명등이 차례로 불을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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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신종 20레벨 전투병기의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은, 계획이 중지된 이후에도 계속 작동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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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장한 보스는 수십 개의 추진체가 달린 날개 형태의 비행 장치를 장착한 거대한 로봇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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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BOSS - 키메라 드론 페어리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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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름 냄새를 풍기는 기괴한 키메라 로봇의 모습에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, 집중력을 끌어올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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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의문은 내버려 두고, 눈앞에 닥친 일에 신경을 쏟도록 하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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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아무리 강해졌다고 한들, 상대가 아무리 약해 보인다 한들, 전투 중에는 절대 한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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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좋아, 해 보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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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자발경의 기본 원리이자 내가 새롭게 습득한 패시브 스킬, [파동 제어]는 일종의 마력 제어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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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마력 지배]가 마나의 입자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다루는 것이라면, 이건 입자의 움직임이 만드는 여파를 제어하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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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밀함은 내가 본래 사용하던 마력제어 기술에 미치지 못하나, 지금 같은 상태에서 사용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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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라이트닝 차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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번개 속성의 마력을 오른팔에 흘린다. 많은 마력을 소모해도, 회로가 손상된 탓에 온전한 출력은 나오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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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마력을 직접 흘려 넣는 것이 아닌, 마력이 만들어내는 파동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힘을 전이시킨다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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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력회로의 손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, 양팔을 통해 100%에 가까운 출력을 구현해 낼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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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타닥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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번개 속성의 마력이 만들어내는 전격의 파동을 손바닥에 집중시키며, 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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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로 손바닥을 드론의 머리통 부분에 갖다 대며, 맺어두었던 파동을 그대로 상대의 내부로 전이시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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침투한 번개의 마력은 격하게 요동치며, 적을 체내에서부터 헤집어 데미지를 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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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전격장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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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콰르릉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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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대 위력으로 시전한 전격장이 붉은 이펙트를 터트리며, 로봇의 머리통을 작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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완벽하게 터득한 전자발경- 전격장의 위력은 내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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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성이 극도로 좋은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, 미궁의 보스를 한 방에 정리하는 위력이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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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기에 파동을 제어한다는 묘리는 다른 기술에 접목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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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우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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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볍게 시험 삼아 오른손에 오러를 둘러보았다. 확실히 전개 속도와 강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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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력회로가 손상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역시 아직 모자라지만, 그래도 크게 부족하다는 인상은 안 드는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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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파동 제어]의 스킬 레벨이 아직 1레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,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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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스펙업 요소까지 포함하면, 어찌저찌 페스티벌 직전까지 예전만큼의 힘을 되찾는 것은 성공한 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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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정도면 토너먼트 결과가 안 좋아도 ‘아 내가 그때 도끼만 안 썼어도’ 하며 후회할 일은 없을 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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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토너먼트 결과가 안 좋을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안 하고 있지만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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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러고 보니까, 대진표 확정됐었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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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스티벌이 열리기까지 몇 시간을 앞두고, 나는 커뮤니티를 둘러보며 잠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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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4층으로 향하는 전이문 앞에서 화이트롤로 가볍게 요기를 마쳤을 때쯤, 눈앞에 포탈이 출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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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지역 통합 이벤트 : 시련의 탑 페스티벌이 개최됩니다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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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포탈을 통해 공용 서버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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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이벤트 서버 : A 구획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?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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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예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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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겨난 포탈에 손을 대고, 알림창의 메시지를 수락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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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스룸의 전이문을 사용할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감각이 느껴지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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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, 3년 만에 다시 보는 페스티벌의 세계가 펼쳐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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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년 전의 페스티벌 지역은 중앙에 분수대가 있는 유럽풍의 광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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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도 기본적인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. 아니, 오히려 살짝 차분해진 느낌인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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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잠깐만요! 좀 지나갑니다! 비켜요 비켜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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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였다. 노점을 차리려는 도전자인지, 여러 가지 기물을 들고 바쁘게 달려가는 중년의 남성이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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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, 그러고 보니 저번 페스티벌은 포탈이 열리고 조금 지나서 들어갔었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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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는 오픈런을 한 셈이니까, 노점을 준비하는 도전자와 대형 길드의 관계자들이 많이 보이는 거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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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서버에서는 길드 관계자들이 먼저 출입해서, 뒤에 들어오는 도전자들의 교통정리를 할 예정이라고 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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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곧 지금보다 훨씬 혼잡해질 거다. 그나저나, 축제 분위기랑은 별개로- 이거 진짜 심각하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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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페스티벌때는 마력을 느낄 줄도 몰랐던지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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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와, 못 봐주겠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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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새끼들,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마력을 병신처럼 질질 흘리고 다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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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진 마력량은 제법 많은데, 그걸 제어할 줄 모르는 채 흘리고 다니는 놈들이 너무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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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것 때문에 거북함을 느끼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- 꼴사나운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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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탑 도전자들의 평균 수준이 낮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, 뭔 모지리 새끼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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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마 토너먼트에 나오는 놈들도 이렇게 등신처럼 마력을 다 흘리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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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초감각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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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결국 스킬을 사용해, 상시 전개하고 있던 마력감지의 수준을 반대로 낮춰 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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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력이라고는 한 움큼도 존재하지 않는 사이버펑크 세계에서 넘어왔다 보니, 괜히 더 예민해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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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계속 감지 수준을 낮춰둘 수는 없으니까, 적응되면 천천히 수준을 다시 높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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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저기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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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였다, 다른 모지리들과는 다르게 그럭저럭 정돈된 마력을 가진 남자 한 명이 내게 다가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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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노점 등록하신 분 아니시죠? 어디 서버 분이신데 벌써 들어오셨어요, 공지 안 보셨어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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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하는 걸 보니 교통정리를 맡은 길드의 일원인 것 같았다. 나는 본능에 따라 남자의 신체를 훑어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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걸음걸이도 불규칙하고 무게중심도 엉망이다. 허리춤에 검을 찬 걸 보니 검사인 것 같은데, 딱 봐도 기량이 처참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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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에 봤던 창기능사 최길현보다는 아슬아슬하게 낫지만, 검술이나 박투술 스킬은 있어봤자 초급 수준이겠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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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큰 문제는 아니긴 한데…서버랑 성함 좀 말씀해주세요, 기록해 놔야 해서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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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2661서버, 서진혁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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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2661……잠깐만요, 어디 서버라고요? 지금 서진혁이라고 했어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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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자는 별생각 없이 들고 있던 펜을 끼적이나 싶더니, 퍼뜩 고개를 쳐들고 그렇게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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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, 이런 식으로 새삼스럽게 내 인지도를 체감하게 되는구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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