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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다음 레벨까지 99.21%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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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거의 다 왔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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레벨이 오를수록 경험치가 극악으로 늘던 갤러리도 어느덧 레벨업을 앞두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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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경단을 먹던 것을 멈추고 방금 전 도착한 포장을 뜯어 드론을 꺼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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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에서 나오는 건 검고 세련된 드론 하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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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, 된다, 된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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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위이잉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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버튼을 누르자 프로펠러 4개를 힘차게 작동시키며 드론이 허공에 날아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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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 운전임에도 나름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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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마 어렸을 때 조종 장난감을 가진 게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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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헉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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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막 깨어난 페니가 눈을 비비며 나오다 드론을 발견하곤 굳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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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시 낯선 물건에 무서워하나 싶었으나, 오히려 반대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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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와, 와 대단해! 어디서 구했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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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번 어른스럽던 모습 답지 않게 폴짝폴짝 뛰며 곁으로 다가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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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이 반짝이는 게 아주 흥미가 가득해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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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거? 시스템한테서 샀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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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시스템...? 주딱의 권한 같은 거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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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, 비슷할 걸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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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대단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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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니는 내 등을 꼭 쥐고 드론을 구경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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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번 사용해보니 조작감이 익숙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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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론은 내 명령에 따라 방을 부드럽고 빠르게 회전한 후, 제자리로 돌아와 안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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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 페니는 눈을 수차례 깜빡거리며 조심조심 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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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더니 드론을 아주 조심스레 만지며 중얼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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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게 주딱의 사역마구나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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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사역마? 아니 그런 것도 있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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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응? 몰랐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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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니는 오히려 내가 모른다는 것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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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여기서 마법사들이 사역마를 데리고 다닌단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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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도 사역마는 가지고 있었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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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, 진짜? 어떻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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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니는 균열 너머에서 건너 온 악마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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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시 균열 너머 세상에선 사역마 같은 게 있나 싶어 물어보자, 페니가 웃으며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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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일단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마수를 찾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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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리고 계약 같은 걸 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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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. 내려가서 부탁하는 거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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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탁? 마수가 말을 통하는 건 둘째치고, 부탁을 들어주기도 하는 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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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통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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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외로 내 생각보다 바깥은 마냥 무법지대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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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의외로 마수도 말이 통하는구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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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물론 처음에는 공격적이긴 한데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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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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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적당히 타이르면 알아서 사역마가 되어줬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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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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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해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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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당히 타이르면(물리) 알아서 사역마(살고 싶어서 기었다)가 되는 거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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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고보니 페니는 무해한 여자애라 몰랐는데, 균열을 찢고 나올 정도의 악마였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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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짜 사역마가 있는 게 아니라, 힘으로 찍어누른 뒤 사역마라 이름을 붙였을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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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 말고도 그렇게 사역마를 기르는 악마들은 좀 있었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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심지어 나름 유행인 모양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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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드론에 대해 정정하려다 말고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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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, 사역마 비슷한 거긴 하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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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키면 무엇이든 하고, 금전을 주고 사고파는 것을 통해 내 것이 되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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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과학은 마나와 마법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, 안개에서도 멀쩡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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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문제가 있다면 사정거리인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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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걸 어떻게 엘라드까지 옮기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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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미용 드론은 사정거리가 길어봐야 수십 키로, 전쟁용 드론까지 가면 수천까지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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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엘라드와 켈리어튼간의 거리를 견딜 정도는 아니었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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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파딱한테 줄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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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피엘프라는 선택지가 있었으나,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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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프들한테 맡겼다가 비행과 동시에 곧바로 곤두박질치는 미래만 그려졌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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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결 방안을 나름 모색하고 있을 때, 관리자 채팅에서 알림이 날아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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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주딱 도와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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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도 요새 조용했던 곧죽흡에게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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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헉 저 피 없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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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ㄹㅇ 영양가도 없고 철분도 부족함 집에 돌아온 이후로 패스트푸드만 먹어서 맛도 없어요 진짜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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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...그런 거 아니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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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사적으로 놀라 대꾸하자, 무언가 굉장히 시무룩한 대답이 돌아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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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야, 피가 목적이 아닌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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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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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할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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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오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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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로 자신이 직접 도와주겠다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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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참 피 중독일 땐 파딱 일도 안하더니, 다시 옛날처럼 열심히 하려는 건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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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ㄱㅅㄱㅅ 그럼 부탁좀 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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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됐구나 싶어 답장을 남기자, 이번엔 조용했던 펠리시에게서 채팅이 올라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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용용죽겠지: 주딱 바보박쥐에게 속지 말거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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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ㅇㅇ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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용용죽겠지: 왜 저 게으름뱅이 박쥐가 제발로 열심히 하려 하겠는가?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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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조용히 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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듣고 보니 그렇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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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흡은 게으르진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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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레드릭과 같은 초대형 분탕이 나타나면 직접 처리해주기도 하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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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이런 소소한 일들에는 잘 나서지 않는 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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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다급하게 보일 정도로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다하니,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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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펠리시는 다 알고 있다는 듯 채팅을 이어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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용용죽겠지: 이제와서 그대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것이지. 뻔하지 않겠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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용용죽겠지: 속내가 다 보이는구나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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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...아니거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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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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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번에 감금피폐흡혈집착중독 사건을 신경쓰는 건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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용용죽겠지: (너 바부잔아 용 콘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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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캬아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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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크게 걱정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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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릴리안의 뿔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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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용자의 위치를 숨겨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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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건조기는 신이고 난 무적이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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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감고닉 건조기가 줬던 뿔이 있다면, 내가 자진하지 않는 이상 납치될 일은 없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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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야 어찌되었든 갤러리가 정상화된다면 좋은 게 아닐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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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1시간 즘 지났을 무렵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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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(바들바들 떠는 두꺼비 마수 짤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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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단 한 마리 잡았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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균열이 안개를 생성하는 게 아니라, 균열에서 나온 얘네가 뿜어내고 있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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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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벌써 진전이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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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안개가 균열이 아닌 마수에서 나온다는 모양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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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금방 해결되겠는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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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실 치트키 곧죽흡이 직접 나섰으니, 금방 문제가 해결되나 싶을 즘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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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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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마수들이 후다닥 숨는 짤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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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주딱, 얘네 숨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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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ㅇ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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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두꺼비 마수들이 숨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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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흡은 안개 내부를 자유자재로 다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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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고 그녀를 저지할만한 마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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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 마수들이 아예 세계수 곳곳에 퍼져 숨는 걸 선택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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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마리를 운 좋게 잡는다해도 문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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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머지 수십, 수백 마리가 후다닥 숨어버렸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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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죽어도흡혈: ...그냥 전부 태워버릴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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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피엘프: 히에엑 안된다에요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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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고 다 태워버리자니, 내부가 비었더라도 신목은 신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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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목은 엘프들의 역사이자 정신적 지주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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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강 파딱 둘 사이에서 쭈글쭈글하던 풀피엘프가 화들짝 놀라 말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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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흠, 마수가 숨을 줄은 몰랐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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골치가 아파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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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러면 곧죽흡이 나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겠는데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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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고 내가 저기까지 가서 드론을 쓸 수도 없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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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프한테 쥐어주면 곧바로 드론이 드와 론으로 파괴되는 미래만 그려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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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좋을까 미간에 주름이 잡히려던 찰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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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레벨 업! 새로운 기능 해금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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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파딱 토템 Lv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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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마침 거의 다 도달했던 경험치 덕에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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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파딱 토템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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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름이 조금, 아니 많이 이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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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여지껏 레벨업을 하고 얻은 보상 중 구린 기능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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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이번에도 이 상황을 해결할만한 좋은 기능이 생기지 않았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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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대감을 가지고 능력을 확인해본 순간이었다...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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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파딱 토템 Lv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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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딱을 토템처럼 부릴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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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전 시간 : 1시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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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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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명이 굉장히 성의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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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괜찮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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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써보면 뭐 알겠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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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침 내겐 만만한 푸른 엘프 노예, 아니 풀피엘프가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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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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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으으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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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공에 힘이 풀리더니 이윽고 엘프 하나가 풀썩 쓰러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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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엘프들도 비슷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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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...더 다가갈 수 없겠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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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안개가 어느새 여기까지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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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라드 숲, 엘프들의 나와바리이자 세계수가 수호하는 지역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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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이젠 전부 였던 것이 되어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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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프들은 도시, 엘라드리엔까지 다가오는 안개를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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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, 단장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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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프 기사들은 뛰어난 실력자였지만, 안개는 칼로 벨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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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다가가기만 해도 마나가 급격하게 줄고, 이내 잠에 빠져버리니 뭘 할 수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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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이 있다면 보여야 뭐라도 할 텐데, 하나같이 숨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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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리아나는 복잡한 표정으로 갤러리를 바라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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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곧죽흡도 못하는 걸 우리가 어떻게 할 순 없어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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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단 여왕에게 돌아가 현 상황을 보고해야겠다고 결정할 즘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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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흡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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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단장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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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리아나의 귀가 쫑긋 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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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안테나처럼 위를 향한 귀를 두고 엘리아나는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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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건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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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몸 속에 다른 기운이 들어온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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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‘파딱 토템’ 약관동의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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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(필수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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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시야 공유 및 기능 활용 동의(필수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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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호출 알림 수신 동의(선택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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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으응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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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엘리아나의 눈앞에 이상한 문구들이 주르륵 나타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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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리아나는 느닷없이 켜지는 갤러리에 화들짝 놀라기도 잠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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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 주딱에게서 기다렸다는 듯 알림이 도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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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문자 감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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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피엘프: 이게 다 뭐냐에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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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피엘프: 약관동의라는데, 파딱 토템은 또 뭐냐에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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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아... 그거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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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그냥 동의하면 됨 ㅇㅇ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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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리아나는 눈길을 다시 약관으로 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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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아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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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봐도 의심스러운 문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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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엘리아나는 가늘게 떴던 눈매를 다시 펴 의심을 접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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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도와주려고 하는 거니까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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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다가 그녀는 진작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땋아 만든 팔찌를 선물하기도 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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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와서 의심하기엔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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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피엘프: 알겠다에요 여기 체크하면 되냐에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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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아이고 고객님 맞습니다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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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흐으으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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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봐도 의심스럽긴 하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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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리아나는 곧 체크 버튼을 눌렀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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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히에엑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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곧 온몸에 묘한 감촉과 함께 탈력감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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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, 단장님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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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이고 그러게 평소에 술 좀 적당히 마시라니까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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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, 이이익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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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엘프들과 달리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엘리아나는 반박하려고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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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후들거리는 다리와 탈력감으로 인해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상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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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위이잉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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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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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고요하면서도 이질적인 회전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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엘프들이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, 엘리아나의 곁엔 무언가 둥둥 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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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의 마나조차 느껴지지 않았던, 코앞까지 다가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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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와 이게 되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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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딱*: 주끼얏호우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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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공에 거짓말처럼 편안히 떠 있는, 이상한 철제 생명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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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찰용 드론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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