Initial commit: Novel Agent setup
- Add 3 AI agents (writing, revision, story-continuity specialists) - Add 4 slash commands (rovel.create, write, complete, seed) - Add novel creation/writing rules - Add Novelpia reference data (115 works, 3328 chapters) - Add CLAUDE.md and README.md 🤖 Generated with [Claude Code](https://claude.com/claude-code) Co-Authored-By: Claude Opus 4.5 <noreply@anthropic.com>
This commit is contained in:
416
content/references/novelpia/290659/38.md
Normal file
416
content/references/novelpia/290659/38.md
Normal file
@@ -0,0 +1,416 @@
|
||||
|
||||
친구 없는 서준은 남궁명을 따라 그의 친우들과 어울렸다.
|
||||
|
||||
청성파의 청송, 무당파의 무혜, 그리고 점창파의 은위룡이었다.
|
||||
|
||||
정확히 말하자면 은위룡은 청송에게 끌려왔다.
|
||||
|
||||
“하하, 자네도 즐겁지?”
|
||||
|
||||
“하, 즐겁기는. 후기지수들끼리 어울리는 게 뭐 대단한 거라도 되나?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혀를 차며 의자에 기댔다.
|
||||
|
||||
그런 그를 보며 청송이 웃었다.
|
||||
|
||||
“그러지 말고 고민이라도 좀 털어놔보게. 여기 무려 그 진기재천 선배께서 계시잖은가.”
|
||||
|
||||
“…또 그 입을 놀린 거냐?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청송을 노려봤지만, 청송은 겁먹은 척도 하지 않았다.
|
||||
|
||||
“선배님, 어떻게 생각하십니까? 이놈이 요즘 의욕도 없이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허비하는 게 아니겠습니까.”
|
||||
|
||||
인싸 기질이 다분한 청송의 물음에 서준이 눈을 굴렸다.
|
||||
|
||||
“뭐…. 그럴 수도 있지.”
|
||||
|
||||
“거봐라. 선배께서도 그러시는데 네가 뭐라고. 막말로 무공은 뭣하러 익히나? 어차피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될 텐데.”
|
||||
|
||||
“그거야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잖은가.”
|
||||
|
||||
“오르지 못할 나무에 꼭 올라봐야만 직성이 풀리나?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입에 뭐라도 물어라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큼지막한 고기 하나를 젓가락에 꽂아 청송의 입에 쑤셔박았다.
|
||||
|
||||
청송이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무혜가 입을 열었다.
|
||||
|
||||
“무의 끝을 보고 싶지 않소? 상상만 해도 황홀한 것을 왜 그리 외면하려 드는 거요?”
|
||||
|
||||
여전히 남자 같은 말투다.
|
||||
|
||||
생긴 것만 보면 여리여리한 여인이 맹하니 말을 꺼내자 은위룡이 미간을 찌푸렸다.
|
||||
|
||||
“뭐 누구 놀리는 거요? 그거야 댁 같은 천재들이나 그렇지. 나 같은 범인은 턱도 없소.
|
||||
|
||||
“해보지 않고서는….”
|
||||
|
||||
“됐고! 이럴 거면 나는 가겠소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청송을 노려보았다.
|
||||
|
||||
“안 오겠다는 걸 끌고 와서는….”
|
||||
|
||||
입에 문 고기를 꿀떡 삼킨 청송이 씩 웃었다.
|
||||
|
||||
“어허, 뭘 자꾸 그러나. 좀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게.”
|
||||
|
||||
“……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은 대꾸도 않고 식탁에 놓인 음식을 깨작였다.
|
||||
|
||||
분위기가 싸해지자 남궁명이 슬쩍 말을 꺼냈다.
|
||||
|
||||
“청송 자네도 너무 뭐라 그러지 말게. 은 소협도 무언가 생각이 있으시겠지. 세상에는 무공 외에도 관심을 둘 만한 일들이 많지 않은가.”
|
||||
|
||||
“딱히 무공 말고도 관심 두는 건 없소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의 한 마디에 남궁명이 머쓱하게 입을 다물었다.
|
||||
|
||||
은위룡은 이내 푹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.
|
||||
|
||||
“바람이라도 쐬고 오지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사라진 자리, 청송이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.
|
||||
|
||||
“죄송합니다, 선배님. 저 친구가 요즘 힘들어하는 것 같길래 자리를 마련해본 건데,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쳤군요.”
|
||||
|
||||
“아니, 뭐…. 그럴 수 있지.”
|
||||
|
||||
원래 저 나이 때는 다들 그러는 거다.
|
||||
|
||||
때늦은 사춘기든, 방황하는 청소년이든, 대충 질풍노도의 시기겠거니 하는 게 마음 편하다.
|
||||
|
||||
“하하, 감사합니다.”
|
||||
|
||||
청송이 씩 웃으며 포권했다.
|
||||
|
||||
이후 짧은 대화가 몇 번 오가고, 남궁명이 서준을 바라보았다.
|
||||
|
||||
“그나저나 형님, 기왕 오신 거 다른 분들과도 얘기를 좀 나눠보시는 건 어떻습니까?”
|
||||
|
||||
“다른 사람들이랑?”
|
||||
|
||||
서준이 슬쩍 고개를 빼 주변을 살폈다.
|
||||
|
||||
끼리끼리 어울리는 후기지수들. 그 사이에 신이 나서 무언가 열변을 토하고 있는 춘봉의 모습이 보인다.
|
||||
|
||||
잘 노네, 우리 춘봉이.
|
||||
|
||||
흐뭇한 미소를 지은 서준이 고개를 저었다.
|
||||
|
||||
“됐어. 난 차라리 노인네들이랑 노는 게 편해.”
|
||||
|
||||
“그렇습니까?”
|
||||
|
||||
하하-!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.
|
||||
|
||||
“지금 뭐라고 하셨나요?”
|
||||
|
||||
그때, 날카로운 음성이 연회장을 가로질렀다.
|
||||
|
||||
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에 집중되었다. 서준도 슬쩍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니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.
|
||||
|
||||
“예비 제수씨?”
|
||||
|
||||
“예?”
|
||||
|
||||
남궁명이 화들짝 놀라 서준을 바라보았다.
|
||||
|
||||
“아니었어?”
|
||||
|
||||
“아직 그런 건 아닙니다!”
|
||||
|
||||
“아하. 그런 느낌? 알겠어.”
|
||||
|
||||
서준이 히죽 웃자 남궁명의 눈이 이리저리 굴렀다.
|
||||
|
||||
아무튼 놀리는 건 놀리는 거고.
|
||||
|
||||
상황을 대충 보아하니 황보혜지가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는 것 같았다.
|
||||
|
||||
그 상대가 누구인가 하니.
|
||||
|
||||
“오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다.
|
||||
|
||||
바람 좀 쐬고 온다더니 그새 싸움이 붙은 모양이었다.
|
||||
|
||||
“황보 소저께서는 사서 고생이시군. 모친 말씀이 그리 중요하면 인생도 대신 살아달라 하지 그러시오.”
|
||||
|
||||
“…말이 너무 과하지 않나요?”
|
||||
|
||||
“뭐 틀린 말 했소? 그쪽 인생은 그쪽이 사는 것이지 모친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오. 훗날 후회한다 한들 그때 가서 무언가 바꿀 수 있을 것 같소?”
|
||||
|
||||
빠드득-! 황보혜지가 이를 갈았다.
|
||||
|
||||
그녀는 사나운 눈으로 은위룡을 노려보며 내뱉었다.
|
||||
|
||||
“그러는 은 소협이나 잘 하시죠? 그렇게 뺀질대기만 하는데 스승께서 언제까지 가만히 두고만 보실 것 같으신가요?”
|
||||
|
||||
“지금 뭐라….”
|
||||
|
||||
“그게 다 스승의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에요. 제가 스승이었다면 벌써 호통을 쳐도 몇 번을 쳤을 겁니다!”
|
||||
|
||||
“나는 조언을 한 거요!”
|
||||
|
||||
“조언 두 번 했다가는 생사결이라도 치르는 거 아닌가 몰라요.”
|
||||
|
||||
상당히 살벌하다.
|
||||
|
||||
서준이 데굴 눈을 굴렸다.
|
||||
|
||||
“명아. 명아?”
|
||||
|
||||
“…예, 형님.”
|
||||
|
||||
“가서 좀 말려보는 게 어때? 저기 제수씨 좀 챙겨봐.”
|
||||
|
||||
“예….”
|
||||
|
||||
남궁명은 반박할 생각도 못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.
|
||||
|
||||
서준은 이번에는 청송에게 말했다.
|
||||
|
||||
“너도 저기 네 친구 좀 어떻게 해봐.”
|
||||
|
||||
“도대체 무슨….”
|
||||
|
||||
청송도 이번에는 어지간히 당황한 모양이었다.
|
||||
|
||||
그는 심각한 낯으로 무언가 고민하더니, 서준에게 포권하며 고개를 숙였다.
|
||||
|
||||
“선배님. 정말 죄송하지만 저 친구와 대화를 한 번 나눠주실 수 있겠습니까?”
|
||||
|
||||
“내가? 나보다는 네가 낫지 않나?”
|
||||
|
||||
“원래 저런 친구가 아닙니다. 고민 때문에 심마가 온 듯한데…, 무(武)에 대해 조언하기에는 아무래도 저보다 선배님이 나을 것 같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무공 때문에 저러는 거 아니라면서.”
|
||||
|
||||
“아뇨. 위룡은 그 누구보다도 무공에 열심이었습니다. 갑자기 저런 모습을 보인다면 무공 외에 다른 이유는 생각할 수가 없군요.”
|
||||
|
||||
“엄….”
|
||||
|
||||
진짜 싫은데.
|
||||
|
||||
슬쩍 다툼이 벌어졌던 곳을 살피니 남궁명이 황보혜지를 달래고 있다.
|
||||
|
||||
은위룡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 상황.
|
||||
|
||||
“아이고….”
|
||||
|
||||
한숨을 푹 내쉰 서준이 몸을 일으켰다.
|
||||
|
||||
“잘못돼도 나한테 뭐라 하면 안 된다?”
|
||||
|
||||
“물론입니다! 감사합니다, 선배님!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!”
|
||||
|
||||
*
|
||||
|
||||
은위룡의 모습은 건물 바깥에서야 찾을 수 있었다.
|
||||
|
||||
인적이 드문 곳에서 검을 뽑아든 채 허공을 휘적이고 있는데, 잔뜩 일그러진 표정에서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.
|
||||
|
||||
“후우…!”
|
||||
|
||||
숨을 크게 내쉰 은위룡이 검을 천천히 내찌른다.
|
||||
|
||||
짙은 내공이 검끝에 맺혀 아롱지고, 이내 끝까지 뻗어져 허공을 꿰뚫었다.
|
||||
|
||||
‘확실히 무공이 쓸데없네 어쩌네 하는 사람의 검은 아니네.’
|
||||
|
||||
어설프게 익힌 무공으로 펼칠 수 있는 검이 아니다.
|
||||
|
||||
진심을 다해 검을 갈고 닦지 않은 이상 저 나이에 가질 수 없는 검의 성취였다.
|
||||
|
||||
하지만 은위룡은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이었다.
|
||||
|
||||
“이, 씨발…!”
|
||||
|
||||
그는 십육명문의 후기지수답지 않은 욕을 내뱉으며 검을 집어던졌다.
|
||||
|
||||
카앙-!
|
||||
|
||||
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이 땅을 나뒹군다.
|
||||
|
||||
그 앞에서 한참을 씩씩대던 은위룡은 이내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.
|
||||
|
||||
“병신 같게….”
|
||||
|
||||
“그러게. 병신 같게 왜 그러냐.”
|
||||
|
||||
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은위룡이 서준을 쳐다보았다.
|
||||
|
||||
“이…!”
|
||||
|
||||
무언가 욕이라도 내뱉을 것 같던 그는 이내 크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까딱였다.
|
||||
|
||||
“…무슨 일이십니까, 선배님.”
|
||||
|
||||
“청송 그 친구가 걱정이 많던데.”
|
||||
|
||||
“그놈은…. 하아…. 아닙니다. 저는 괜찮으니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뭐가 잘 안 돼?”
|
||||
|
||||
“아닙니다.”
|
||||
|
||||
“보니까 어디서 벽에 막힌 것 같은데. 스승님이 뭐라 조언은 안 해주셨나?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서준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.
|
||||
|
||||
서준은 이 친구의 정수리를 오목하게 만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그만두었다.
|
||||
|
||||
“뭐가 문젠데? 말을 해야 다른 사람들도 알지.”
|
||||
|
||||
“초면인 사이에 너무 무례하지 않습니까?”
|
||||
|
||||
“나는 무례해도 돼. 꼬우면 초절정 찍든가.”
|
||||
|
||||
서준을 노려보던 은위룡의 눈에 맥이 탁 풀린 듯 힘이 빠졌다.
|
||||
|
||||
“예, 그러시겠지요. 선배님 같은 천재는 저 같은 우물 안 개구리[井底之蛙]의 심정을 모르십니다.”
|
||||
|
||||
“보니까 16강도 진출했던데, 너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천재 반열에 들지 않나?”
|
||||
|
||||
“어릴 적부터 점창파에서 수련하고도 그 정도를 못 이뤘으면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어야지요.”
|
||||
|
||||
“거참.”
|
||||
|
||||
서준이 쯧쯧 혀를 차며 기억을 더듬었다.
|
||||
|
||||
“점창파면…. 사일검법이 유명했나?”
|
||||
|
||||
“맞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해를 쏜다. 멋있긴 하네.”
|
||||
|
||||
“그게 가능한 사람은 점창에도 몇 없습니다. 사일이 말처럼 쉽겠습니까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은 툭툭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검을 집어들었다.
|
||||
|
||||
검에 생긴 잔상처들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납검했다.
|
||||
|
||||
“저는 이만 됐으니 선배님은 연회를 마저 즐기시지요. 저는 돌아가보겠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어허, 이 싸가지 없는 놈.”
|
||||
|
||||
“저는 좀 그래도 됩니다. 일단 점창 사람 아닙니까.”
|
||||
|
||||
이 새끼 진짜 정수리를 오목하게 만들어버릴까?
|
||||
|
||||
서준이 그를 빤히 바라보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꼈는지 은위룡이 슬쩍 뒤로 물러섰다.
|
||||
|
||||
“뭐, 뭡니까.”
|
||||
|
||||
“정저지와(井底之蛙)는 좌정관천(坐井觀天)이라.”
|
||||
|
||||
“…그게 무슨 헛소립니까?”
|
||||
|
||||
정저지와. 우물 안 개구리.
|
||||
|
||||
좌정관천.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본다.
|
||||
|
||||
둘 모두 식견이 좁다는 소리다.
|
||||
|
||||
같은 말을 두 번 할 만큼이나 식견이 좁음을 탓하는 것인가?
|
||||
|
||||
은위룡이 서준을 노려보자, 서준이 픽 웃었다.
|
||||
|
||||
“해를 꿰뚫는 데 세상이 넓은 걸 알 필요까지 있나?”
|
||||
|
||||
“예?”
|
||||
|
||||
“우물 안에서는 하늘밖에 보이지 않으니, 그만큼 하늘의 깊이를 알겠지. 눈에 태양을 담았다면 찔러라.”
|
||||
|
||||
“그건 무슨 궤변입니까.”
|
||||
|
||||
“모르면 말아라. 난 해줄 거 다 해줬다.”
|
||||
|
||||
“예에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은 서준을 뒤로하고 자리를 떠났다.
|
||||
|
||||
걸음을 옮기며 몇 번 뒤를 돌아보니, 서준이 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.
|
||||
|
||||
‘하늘의 깊이를 안다니. 한낱 개구리가 하늘이 깊은 줄 어찌 안다고.’
|
||||
|
||||
*
|
||||
|
||||
“저 왔습니다, 스승님.”
|
||||
|
||||
“왔느냐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은 검을 대충 구석에 세워두고 스승인 은유도의 앞에 털썩 걸터앉았다.
|
||||
|
||||
“연회에 간다더니 빨리 왔구나.”
|
||||
|
||||
“연회가 뭐 별거 있겠습니까. 그냥 도중에 왔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싱거운 놈.”
|
||||
|
||||
은유도는 끌끌 혀를 차며 손수 차를 내렸다.
|
||||
|
||||
찻잔을 제자 앞에 내어준 그가 지나가듯 말했다.
|
||||
|
||||
“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로구나. 눈에 고민이 한가득이야.”
|
||||
|
||||
“그냥…. 이상한 소리를 좀 들었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뭔 소리를?”
|
||||
|
||||
“그런 게 있습니다.”
|
||||
|
||||
“고얀 놈.”
|
||||
|
||||
스승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은위룡이 물었다.
|
||||
|
||||
“스승님.”
|
||||
|
||||
“뭐냐.”
|
||||
|
||||
“스승님은 후회하지 않으십니까?”
|
||||
|
||||
“또 뭔 헛소리를 하려고.”
|
||||
|
||||
“못난 제자를 둬서 마음이 불편하실 것 아닙니까.”
|
||||
|
||||
“거 우라질 놈. 말뽄새 하고는. 알면 잘 해라.”
|
||||
|
||||
“…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.”
|
||||
|
||||
은위룡이 한숨을 내쉬었다. 그런 제자를 보던 은유도가 말했다.
|
||||
|
||||
“한숨 쉬지 마라. 복 달아난다.”
|
||||
|
||||
“예에.”
|
||||
|
||||
“제자야.”
|
||||
|
||||
“예.”
|
||||
|
||||
“내가 널 제자로 들인 이유를 아느냐?”
|
||||
|
||||
“싹수가 보여서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.”
|
||||
|
||||
“그렇지.”
|
||||
|
||||
후륵, 은유도가 찻물로 혀를 적셨다.
|
||||
|
||||
“어쨌든 이미 이어진 연이다. 자식이 못났다고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있더냐?”
|
||||
|
||||
“꽤 많지 않습니까?”
|
||||
|
||||
“…썩을 놈. 적당히 알아들어라.”
|
||||
|
||||
“예에.”
|
||||
|
||||
은유도가 끌끌 혀를 찼다.
|
||||
|
||||
“너는 이미 내 제자다. 무공 가지고 뭐라 할 생각도 없어.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라.”
|
||||
|
||||
“…그래도 되는 겁니까?”
|
||||
|
||||
“뭐 어떠냐. 그게 도(道)다.”
|
||||
Reference in New Issue
Block a user