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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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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마치 잘못을 한 강아지와 같은 얼굴로 눈치를 살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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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동자만 움직여 측면 위쪽을 보는, 그 현실에서 도피하는 얼굴에 지연은 한숨을 내쉬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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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 말이야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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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상하긴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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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연습 때 했던 귀신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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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, 영화를 보거나 하며 따로 연습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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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엑소시스트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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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아하니 참조한 영화는 그것이었던 모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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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단을 거꾸로 내려오는 것을 볼 때 지연도 솔직히 머리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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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데 귀신이면 좀 천천히 기어 내려와야 하지 않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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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빨리 내려와서 엑소시스트라기보단 무슨 거대한 곤충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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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그건 그것대로 무섭긴 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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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거 알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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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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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지금 네가 한 거 진짜 귀신이라고 알려진 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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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, 그건 몰랐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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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어물어물 대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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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연과 만난 이후론 조금 미적지근하게 연기했지만, 귀신의 집 자체는 굉장히 흥행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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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의 화끈한 연기가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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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가 그런 식으로 돌아다닐 거로 생각하진 않아서, 무슨 환각이나 진짜 귀신으로 취급받더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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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이 어떻게 거꾸로 기어 내려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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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은 그 상태로 그렇게 빠를 리가 없잖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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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아주 상식적인 말에, 귀신에게 쫓긴 남학생들은 진짜 귀신을 목격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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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구교사는 당분간 학생들의 담력 탐험 장소가 되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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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반성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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솔직히, 자신도 조금 너무했다는 자각은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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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너무 찰지게 반응해서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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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그 남학생들에게 속으로 사과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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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도 그럴 게, 애초에 2층까지 온 학생은 많지 않을뿐더러, 그렇게나 찰지게 놀라고 반응해 준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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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나서 쫓아간 게 설마 악수가 될 줄이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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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아쉽다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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솔직히 좀 더 하고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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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대기하는 건 조금 꺼려졌지만, 그와 별개로 학생들을 놀라게 하는 건 재밌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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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래서 게임에서 크리처들이 그렇게나 사람들을 쫓아오는 거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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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이제 조금 크리처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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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주서연, 너 그러다가 진짜 다친다. 그렇게 네가 달려들 때 남학생이 놀라서 덤비면 어떡하려고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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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겨야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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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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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연은 할 말을 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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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, 뭐 이기기야 하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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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그게 배우가 할 말인가는 조금 고민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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머리가 아래쪽으로 향해서 로킥에 대한 방비는 꾸준히 했다느니, 그런 헛소리를 하는 서연을 보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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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서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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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대로 어떻게 싸우면 승리할 수 있는지, 그런 사내 같은 담론으로 이어질 것 같아 말을 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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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친구는 생겼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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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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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 그래플링으로 이어지는 잡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던 서연의 입이 닫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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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의 시선이 앞을 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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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재 둘은 운동장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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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교 축제의 폐회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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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화 고등학교의 축제는 총 이틀 동안 이어지며, 그동안 서연은 나름 귀신 연기를 열심히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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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음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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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고민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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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가 생겼나? 라고 하면 잘은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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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반쯤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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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, 반 친구니까 반만 친구일 수도 있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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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불퉁하게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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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반톡에는 들어갔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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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참 장하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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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머진 금방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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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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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, 네발로 기어다니는 서연을 본 여학생들은 서연을 기피하는 게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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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문으로 퍼졌지만, 어쨌든 목격자도 존재하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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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주서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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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연은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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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 생일 두 달 뒤였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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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응? 맞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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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렇구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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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의 대답에 지연은 말없이 운동장 쪽을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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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지연의 모습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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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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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그렇게 생각하며, 운동장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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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어 하늘을 향해 솟는 불꽃이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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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꽃놀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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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름 학교에서 이런 건 또 제대로 준비했다는 기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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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온한 학창 생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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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생각해 보면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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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문득 깨달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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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와 함께 바라보는 학교 축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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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생의 자신에겐 꿈에도 생각 못 한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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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이럴 때는 무슨 감정을 느끼는 걸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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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기분이 좋은 것 같으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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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슴에서 간질간질한 뭔가가 느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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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생의 나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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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차서아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감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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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……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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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신을 연기하며 공포의 얼굴을 배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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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, 차서아의 내면에서 흘러나온 감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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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이 지니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을 향한 질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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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단순한 광기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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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서아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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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악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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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정을 몰랐다. 학대를 받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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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변명을 해도, 수많은 살인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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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이번 연기를 통해, 차서아의 공포를 표현하고자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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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하나는, 더 추가해도 좋겠네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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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에 터지는 불꽃을 보며 서연은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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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범한 소녀가 누리지 못한 이 감정에 대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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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차서아는 단순한 질투심으로 그런 짓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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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그런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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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지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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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응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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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번 주말에, 시간 있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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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만나자는 뜻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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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건 평범한 말이었을지는 모르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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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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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에 번지는 불꽃을 바라보는 서연의 얼굴은, 지연조차 처음 보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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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평소 맹한 이 계집애가 지을만한 표정은 또 아니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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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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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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굳이 왜, 라고는 묻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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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*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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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하이라이트는 전부 촬영이 끝났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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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은 차서아에 관한 장면은, 그녀의 일상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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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을 죽이는 차서아의 모습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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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가 가진 공포로서의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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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, 보여주는 장면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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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인에게 질투하고, 인간을 버려가는 모습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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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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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래는 서연은 과거의 자신을 그대로 답습하여 보여주려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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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자신이 학대를 받았다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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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타인의 표정을 제대로 연기할 수 없었다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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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가정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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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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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연기하는 건 나니까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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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거의 나에 대해선 지금도 선명히 떠오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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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어떻게 생각했는지, 어떻게 행동했는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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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주서연은, 제대로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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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시 내가 세상을 어떤 감정으로 보았는지는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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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그건, 인지조차 못 했던 거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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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감정을 알아야, 차서아의 동기를 이해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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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시의 내가, 타인에게 느꼈던 감정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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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여긴……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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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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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내일이 촬영이라고 들었는데, 서연과 지연은 지방까지 내려가야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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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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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마 성심당에서 빵을 사러 온 것은 아닐 테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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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또 표정은 참 묘해서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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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충 듣기는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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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 촬영을 위해, 마지막으로 하나 준비하고 싶은 게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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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게 대전에 오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싶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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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얘 생각을 내가 어떻게 알겠어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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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렸을 때부터 이상한 구석이 있었던 서연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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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젠 어지간한 일에는 적응되어 별생각은 들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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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한 짓을 해도,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녀석이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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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딱히 지방에 온 경험은 많지 않을 텐데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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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연은 서연이 걸어가는 길을 뒤따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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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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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에서는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도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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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지는 않지만, 가깝지도 않은 곳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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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연히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던 서연은, 그다지 올 일이 없던 곳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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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서연의 발걸음은 익숙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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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오랫동안 살아본 사람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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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힘없이 발을 걸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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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주서연, 누구 만나러 온 거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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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그렇게 묻자, 서연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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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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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지 그렇게 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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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걷고, 서연은 자연스럽게 이곳저곳을 들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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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 낡은 상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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낡은 간판들이 줄지어 늘어선 골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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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연식이 좀 오래된 것 같은 초등학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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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에 비해 깔끔한 중학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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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고등학교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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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거긴 멀어서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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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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묘한 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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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으로 향한 곳은, 조금 후미진 장소에 있는 아파트 단지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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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제법, 깔끔하게 정비된 느낌이 있는 곳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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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속 돌아다닌 탓에, 어느덧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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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근하는 차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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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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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목해 보이는 가정이 눈에 들어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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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어딘가에서 놀고 온 듯, 함박웃음을 지은 소녀와 인상 좋은 여성이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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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을 바라보는 지연의 입가에 무심코 느슨한 미소가 걸릴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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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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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서연은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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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쩐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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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의 눈에는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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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왜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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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낯선 사람이 아닌 걸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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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는 사람이면, 왜 말을 하지 않는 걸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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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의문이 드는 순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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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렇구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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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그리 중얼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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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다른 말은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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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지 그 말을 하고, 천천히 등을 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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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연기에 참조하고 싶은 게 있었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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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응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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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차서아의 동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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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서연의 말에 지연은 의아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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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엄청 잘 하고 있지 않나?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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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조금 알 것 같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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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이내,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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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젠 상관없지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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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깐 머물렀던 그림자가 사라진, 말끔한 미소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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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서연의 모습에 지연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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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둘은 서울로 돌아왔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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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날부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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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뤄졌던 의 촬영이 시작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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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*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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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수고하셨습니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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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서연 씨도 고생했어요. 이제 차서아 분량은 끝인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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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한 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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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촬영은 막바지에 이르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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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은 차서아와 관련된 씬은 적어도 전부 찍은 상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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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끝이에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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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련한 얼굴로 이마에 흐른 땀을 닦는 서연의 모습에, 배진환 감독은 생각에 잠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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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연기가, 더 좋아졌네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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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전의 차서아는 마치 그녀 본인을 보는 느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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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을 이 배역에 넣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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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 그것은 하이라이트 씬에서 빛을 발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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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중간을 연결하는 과정은 무난한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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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솔직히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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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진환 감독은 씩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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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거, 장면 장면이 다 좋아서, 편집하기가 쉽지 않아요. 스탭들이 아주 울상이라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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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그래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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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, 그럼요. 서연 씨 어디서 연기하고 왔어요? 차서아 이거, 아주 물건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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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릴러 영화에서는 악역이 중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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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객들에게 공포를 심어줄 수 있어야 몰입할 수 있게 되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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범행 동기와 같은 것도 관객들이 납득할 수 없다면, 몰입에 방해되는 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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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면에서, 차서아라는 캐릭터의 범행동기는 굉장히 난해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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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순한 질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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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만 느껴지면 솔직히 조금 미묘한 구석이 있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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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겨우 저걸로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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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감상이 들면 실패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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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서연은 차서아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연기로써 너무나 잘 표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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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주 깊은 감정 연기인데……, 서연 씨 나이를 생각하면 도저히 말이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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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그, 그런가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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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이라는 말에 순간 움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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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쨌거나 지금은 여고생이다, 여고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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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이 그렇게 되뇌고 있을 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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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촬영도 이제 거의 막바지고. 슬슬, 홍보 뛰어야 하거든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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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홍보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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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방송도 나가고 그래야죠. 서연 씨. 혹시 생각해 둔 것 있어요? 우선 의사는 들어봐야 할 것 같아서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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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홍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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각종 예능이나, 혹은 행사에 나가 얼굴을 비추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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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태숨달 때 비슷한 일을 해봤던 서연에겐 익숙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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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, 아역이니 그리 많이 한 건 아니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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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이번엔 악역이니 그때보다 훨씬 빈도가 높겠지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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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홍보한다고 해도, 서연은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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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것까지 전부 꿰고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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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딱히 생각 없으면, 따로 홍보팀에게 말해둘게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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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잘 부탁드릴게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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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마 다른 배우들도 함께할 테니까.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괜찮아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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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배진환 감독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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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껏해야 인터뷰 방송 같은 거나, 과거에 나간 프로모션 이벤트 비슷한 거라 생각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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