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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나 요즘 하늘 정원 보기 시작했는데, 10화에서 너무 애매하게 끊겼더라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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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, 나도. 다음 화가 내일 방영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니까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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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서 시작된 파급력은, 자연스럽게 에 미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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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야 당연한 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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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에서 가왕전까지 올라간 주서연이 의 주인공이라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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뭣보다 최근 계속 이슈가 된 의 삽입곡을 부른 이가 서연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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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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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또 막상 보기 시작하니 재밌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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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좀 과장된 게 있긴 한데……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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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뭐 드라마니까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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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근데 누가 남주야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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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민혁이 남주 아니야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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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걔는 남주라기엔 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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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건 그렇긴 해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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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페와 같은 장소에 가면 알음알음 대화의 주제로 튀어나올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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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전에는 그랜드 게임의 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왔지만, 이제는 그 틈을 이 비집고 들어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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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재일우의 기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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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, 만약 드라마가 재미없다면 의미 없이 날리게 되었을지 모를 기회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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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너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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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거의 드라마 2국으로 분리가 끝난 KMB의 드라마국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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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곳에서 한 직원이 그런 말을 꺼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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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랜드 게임도 이번 회 반응 좋았고요. 지금 시청률 저희가 몇이죠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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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번 주 16퍼센트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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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네, 근데 하늘 정원이 가면싱어를 등에 업고 이번 주에 나온 수치는 12퍼센트. 아마 이번 주에 좀 더 오르긴 하겠지만 14퍼센트 언저리일 겁니다. 많아야 15~16퍼센트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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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러면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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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어차피 방영 일이 겹치는 것도 아니고, 아시죠? 저희도 다음 주부터 승부수 띄우는 거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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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PD의 말에 다른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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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상승세는 무섭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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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이 현재 흔들리고 있느냐? 하면 절대 그렇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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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한정민 PD님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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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말이 없는 PD를 향해 누가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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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 백태수 PD가 국장이 되는 드라마 2국으로 함께 넘어온 PD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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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크고 작은 드라마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젊은 PD로, KMB 드라마국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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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어떻게 생각하세요, 하늘 정원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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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잘 모르겠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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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네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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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충 좋다, 나쁘다 반응 정도를 예상했던 이는 한정민의 말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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옳고 그름이 확실한 그가 '잘 모르겠다'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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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그들의 시선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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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솔직히 말해, 드라마의 흥행에서 배우는 조미료 정도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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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정민은 조용히 그리 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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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겁니다.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, 어차피 입소문을 안타거나, 안 보면 모를 일이죠. 드라마의 흥행은 배우가 아니라 그 시나리오와 드라마의 품질에 달려있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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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, 한정민은 이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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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여럿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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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예를 들어, 에이디즈가 있죠. 이 회사 아시죠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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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, 네. 최근 공격적으로 광고하더군요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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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런데, 하늘 정원 컨셉으로 광고를 냈죠? 심지어, 주서연을 모델로 써서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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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콘셉트로 홍보하는 건 양날의 검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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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라마가 흥하면,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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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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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데 아직 이 입소문이 타기도 전인 4화부터 광고를 내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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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인공 주서연을 주력으로 밀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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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거기에 이번 가면싱어……, 솔직히 짜고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서연에게 포커싱이 몰렸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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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건 잿빛 까마귀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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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잿빛 까마귀가 가수 여희였죠? 여희도 주서연 배우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게 나오지 않았습니까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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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어찌 됐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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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검색량만 비교해도 이 을 앞질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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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부분은 때문에 일시적인 경우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…… 과연 그럴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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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정민이 이해할 수 없는 건, 이 모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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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게 전부, 한 명의 배우가 가져온 파급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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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전에는 가 있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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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내용이 로 연결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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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한편의 극을 보는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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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명의 배우가, 드라마에 이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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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저히, 한정민이 가진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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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백 PD님은 어찌 생각하십니까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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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태 조용히 있는 백태수에게 한정민 PD가 조심스럽게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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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의 경력을 생각하면 쉽게 말을 걸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, 백태수는 드라마국 내에서는 친근함을 표방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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쉽게 화를 내지 않았고, 이번에 에 겁을 집어먹은 이들이 있을 때도 다독이며 끌고 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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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하늘 정원 좋은 드라마죠. 하지만, 저희는 저희 일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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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태수는 싱긋 웃으며 그리 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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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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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가 그러하니, 드라마국에서도 더 말이 나오진 않았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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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하늘 정원, 그리고 주서연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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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태수 PD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을 찡그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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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정민의 말처럼, 드라마에 개인이 이 정도로 영향력을 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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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던히 시청률을 얻고 있던 상황에서, 급격히 시청률을 올리는 건 더더욱 어렵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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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정도 상황이 고착화된 상태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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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, 경쟁자가 없었다면, 하늘 정원은 그 상태로도 힘을 받아 치고 올라갈 수 있었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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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지금 이 있어 대중의 포커싱도 분산되어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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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, 쉽게 올라갈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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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시장의 반응은, 천천히 돌아온다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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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장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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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백태수 PD는 확신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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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다음 주는 다를 것이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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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, 그다음 주는 더더욱 다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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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각본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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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태수 PD는 몇 번이고 읽은 의 극본을 구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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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이를 탓할 생각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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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최종 결정은 자신이 내린 것이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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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도전을, 무서워하지 말아야 했나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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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태수 PD는 자신의 앞에 있는 모니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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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곳에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다시 뒤로 감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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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몇 번이나 본 영상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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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주 화요일에 방영되었던, 의 10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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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주에 방영되는 11화를 보기 전, 미리 대비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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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혹시 눈치가 없나?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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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민혁은 이유주를 노려보며 그리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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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연휴에 가지게 된 가족 여행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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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뜩이나 별로 가족 여행에 함께 가고 싶지 않았던 이민혁은 이유주가 함께 간다는 것에 질색하며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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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왜, 이렇게 이용당해 주시겠다는데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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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네가 이용하는 게 아니라?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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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대답에 이유주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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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같아선 욕하며 떼어내고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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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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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여행은, 이민혁의 어머니인 길수진이 이유주와 친해질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여행이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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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'가족' 여행이 아닌 이유주를 위한 여행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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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지 않다면, 애초에 계곡 같은 곳에 갈 일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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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혁수 가(家)의 인물들은 계곡 같은 장소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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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순히, 이유주의 취향이 반영된 산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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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왜 그래, 의외로 가면 즐거울 수도 있잖아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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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생인 이민서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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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그래, 맞아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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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말을 받은 건 이유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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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당장 등을 돌려 학급에서 나가려고 하는 민혁을 보며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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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나도 이 기회로 친해지고 싶거든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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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 말에, 민혁이 질색한 얼굴로 돌아보자, 이유주는 생긋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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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곧 모의고사였지. 이전 중간고사는 네가 이겼지만. 이번에는 어떨까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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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가 이겼다는 건, 당연히 이유주를 말하는 게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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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혁의 쌍둥이 여동생인 민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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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가 직접 공부를 봐주고, 그 생활을 관리해 주고 있는 학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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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성장은 눈에 띌 정도라서, 길수진의 관심이 민서에게 쏠리고 있을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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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그건,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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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민혁은 그리 말하며, 등을 돌려 나갔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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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는 그런 그의 등을 보며 웃을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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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절부절못하는 건, 동생인 민서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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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굳이 그렇게 도발할 필요는 없잖아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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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응? 도발 아니야. 말했잖아. 나는 민혁이와 친해지고 싶어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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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는 진심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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둘의 부모가, 이유주를 이용하고자 하는 건 알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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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, 둘만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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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민혁과 이민서와 어울리는 또래 친구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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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이 모두 이유주가 가진 포트폴리오를 바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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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민서에게 최근 꼬치꼬치 캐묻고 있다는 걸 알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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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억지로 선택하게 하면 안 되지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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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, 본인이 직접 머리를 숙이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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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맺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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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이유주, 너. 설마……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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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응?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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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아, 아무것도 아니야.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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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서는 어물거리며 시선을 피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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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그런 민서의 미묘한 반응을 이유주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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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야, 그녀의 시선은 민혁에게 고정된 상태였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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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이유주의 얼굴을 옆에서 바라보던 민서의 눈이 불온하게 빛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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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, 이혁수가의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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흥얼거리며 집에서 짐을 챙기는 이유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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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, 이혁수 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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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가, 흉기를 챙기는 장면이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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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, 그리고 박스 테이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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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정체는 나오지 않은 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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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10화가 끝이 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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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마지막에 뭔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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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뭐임? 갑자기 칼이 왜 나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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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누구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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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장면은 5분 남짓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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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5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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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묘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던 드라마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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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, 마지막의 마지막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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흉기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이가 잡힌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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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연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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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무슨 목적으로, 어떤 이유로 챙기는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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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구인지도 나오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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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10화가 끝나니, 의 커뮤니티에서 한창 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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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하씨 그래서 어떻게 된 건데!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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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뭐야뭐야 이민혁이랑 로맨스나오는 거 아니었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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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학생 나오는 드라마에서 흉기가 나와도 되나요? 조금 불편하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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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아 뭐야 가면싱어 보고 궁금해서 봤는데 ㅅㅂ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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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다음 주부터 볼걸 하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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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화에서 10화까지도 기묘한 긴장감에서 진행된 내용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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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라마의 절반이 온 시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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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를 노리는 어른들과, 억지로 등에 떠밀려 이유주에게 손을 뻗는 학생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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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이 뒤에서 벌이는 암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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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인의 의지가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싸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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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속에서 민서는 이유주의 가치를 증명하는 역할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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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래 이민서는 그들에게 경쟁자가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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멍청한 이민혁의 쌍둥이 여동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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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꾸미는 것만 좋아하는, 미래를 생각도 하지 않는 녀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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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들 그렇게만 생각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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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이유주를 만나고 바뀌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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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서는 그들에게 경쟁자가 되어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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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내신에서 밀린 이들이 생겼을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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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신만이 아니라, 모의고사조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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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기에 완벽히 생활을 관리한다는 게 거짓이 아니라는 것처럼, 이유주는 귀신같이 챙겨갈 수 있는 모든 가점을 민서에게 쥐여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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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도 안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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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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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이야기가 오갔지만, 결국 드라마는 대중에게 어필되는 재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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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연성을 뭉개고, 오직 재미에만 초점을 맞춘 드라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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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반등을 시작한 건 전부 그런 이유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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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건, 이길 것 같은데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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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보며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다, 깜짝 놀라 손가락을 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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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굴에 함부로 자극을 주다 뾰루지라도 나면 곤란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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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데 또 버릇이라 이게 참기가 쉽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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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랜드 게임은, 이전부터 언급되었던 로맨스가……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것 같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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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름 은 그게 크게 한 방을 준비한 것이 분명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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꾸준히 어필했던 것을, 이번 에피소드에서 터트릴 생각인 거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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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주 드라마 시청층이 좋아할 내용이긴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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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데, 그게 의 시청자가 좋아할까? 라고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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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하늘 정원은 로맨스를 아예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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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주의 내용이 그러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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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화면 사실상 드라마에선 절반을 넘게 온 시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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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상태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는 건, 말 그대로 로맨스를 배제하겠다는 뜻과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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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……실력이 더 늘었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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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서연이 연기한 이유주를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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클립으로 따서 연기하는 장면만 따로 모아두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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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래저래, 서연의 연기에선 배울 게 많았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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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연기 실력이야, 10년 후 복귀 시점부터 완성되어 있었지만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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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10년간 정말 열심히 기술적으로 연습한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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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성, 그리고 몸짓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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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거야, 말할 것도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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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, 배우의 연기는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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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과거와 같은 '메소드 연기'는 이제 잘 사용하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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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야 할 수 있는 게 그것 것뿐이니 그런 거지만,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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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그 편린은 분명히 보이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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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가면 싱어도 그랬지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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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감정 전달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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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인에게 본인의 감정을 호소하며, 그것에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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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노래에도 그것이 백분 발휘되었고, 차나희도 그런 곡이 될 수 있도록 편곡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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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의 노래는, 노래이며 동시에 연기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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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연이니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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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 TV로 보면 느낌이 좀 다르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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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연에서, 많은 관중에게 공감을 끌어냈기에 높은 표를 얻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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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실력이 조금 떨어짐에도 불구하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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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이번 이유주도 그래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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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는 솔직히 말해 재수 없는 캐릭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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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, 어린 시절의 자신이 생각나는 그런 인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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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시청자가 이유주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게 만드는 건, 그런 재수 없는 면모 때문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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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위태로운 아이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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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게, 연기에서 느껴지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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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유주는 고슴도치와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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빈정거림으로, 비웃음으로 일관하고 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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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은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와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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권력과 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조롱하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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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든 행동은 이유주가 가진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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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이 서연의 연기에서 또렷하게 드러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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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은 웃지만, 눈은 흔들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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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유로운 듯 말하지만, 손과 발은 불안하게 움직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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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본다면 모를 수도 있는 작은 조각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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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다양한 시점에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, 그런 이유주의 미세한 감정 기복을 알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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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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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, 사람이 열등감을 품는 경우는 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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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공감을, 서연은 확실히 끌어내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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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전까지 이유주는 흔히 말하는 만능, 절대적인 캐릭터이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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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수 없는 인물이었으나, 8화 언저리부터 달라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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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전에도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, 이제는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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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렇게나 완벽하고, 강인한 이유주가, 결국 아이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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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…, 그런 말은 제가 없는 곳에 해줘야 하지 않나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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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응? 하지만 리스팩 해주는 건데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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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이 이익, 하고 아랫입술을 깨물며 조서희를 찌릿 노려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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딱히 싫어서라기보단 조금 부끄러웠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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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칭찬을 좋아하는 서연이긴 했지만, 이렇게 대놓고 칭찬을 들으면 여러모로 부끄러운 건 사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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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도 조서희의 연기 실력을 익히 알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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승부욕이 강한 서연이니, 지금 앞서 있는 조서희의 말도 상당히 신경 쓰는 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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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초에 연예계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은 것에, 사방에 걸린 조서희의 광고가 영향을 준 것도 있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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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오늘 드라마 같이 보자고 한 게, 그것 때문이었어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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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기다려봐, 오늘 이지연, 그 계집애도 오잖아. 그 전에 따로 할 것도 좀 있어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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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할 거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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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가 있는 걸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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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서연에게 조서희는 힐끔 시선을 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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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쁜 계집애, 절대 말 안 놓는 거 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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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그래도, 이제 불러도 거리낌 없이 오는 것을 보면, 나름 친밀도가 올라간 것 같기도??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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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서연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흐흐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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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서연의 예민한 귀는 그런 조서희의 음산한 웃음이 전부 들렸기에,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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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역시 이지연의 말이 맞아. 그거 나쁘지 않네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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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알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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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열심히 도네? 슈퍼챗? 을 주는 인물이 서연이라는 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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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, 분하지만 잘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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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게 방송 천재? 그런 느낌의 슈퍼챗이라 조서희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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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, 그와 별개로 라미엘과 합방을 할 때 묘하게 격한 반응이 나오는 것 같지만……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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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그건 신경 안 써도 되겠지.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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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그렇게 생각하며, 크흠. 하고 헛기침을 내뱉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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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거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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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게 뭐예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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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번에, 우리 집안 계열사에서 놀이공원을 새로 개장했거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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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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놀이공원은 뭐고, 집안 계열사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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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연은 멀뚱히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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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그때, 아이 용 연극을 하려고 하는데, 하루 알바 어때? 동생이 좋아할 거야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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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는 최근 퍼진 서연의 쇼츠를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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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법소녀 하라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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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서희가 내민 것도, 대략 그런 이벤트에 대한 설명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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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, 그것을 받아든 서연의 눈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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