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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-스, 습격이다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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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물 전체에 울려 퍼지는 습격 경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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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곳이건 이런 경보가 울려 퍼진다면 당연히 혼비백산이 나야 하는 게 정해진 수순일 테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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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또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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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번 달은 유난히 습격이 잦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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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번엔 어떤 놈이 습격했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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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기사라던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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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흠, 기사 몸뚱이면 연금술사한테 잘 팔리려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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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부분의 인원이 한가하게 포커나 치며 위기감이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 표정을 지을 따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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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질리도록 겪은 일이란 것마냥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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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긴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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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은 왕국 내에서 가장 많은 미움을 산 조직이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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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드 조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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왕도에 모인 모든 길드들의 대표자 격인 조직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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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흠, 크게 관심 주지 말고, 일이나 하자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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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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팬드래건 길드 조합 지부 조합장을 맡은 남자는 습격이란 말에도 크게 의의를 두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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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늘 있는 일상 중에서도 하찮은 부류라며 관심에도 두지 않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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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차피 우리에게 원한 있는 귀족 놈이 보낸 놈이겠지. 전날 우리한테 땅을 빼앗긴 자작 녀석의 기사일 수도 있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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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보낼 사람이 많긴 하죠, 으음…. 누굴 보낼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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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적당히 애들 보내. 그래도 기사니까 제법 강할 거 아니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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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알겠습니다, 사이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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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만하기까지 한 자세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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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가 직접 쳐들어왔다고 하는데도, 그저 그러려니 하고 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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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나 이는 마냥 오만한 것이 아니라, 자신감이기도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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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만, 길드가 보유한 강자들은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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워낙 사람을 가리지 않고 데리고 오며, 인간말종급 범죄자만 아니면 대충 다 스카우트 하는 것이 길드의 원칙이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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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, 저러한 막장 인생을 몰래 빼돌릴 때 가끔 귀족과의 불편한 합의가 필요하지만, 돈 좀 쥐어주고 강자를 데리고 올 수 있다면 이득이 아닐 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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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이러한 원칙 덕에 길드의 포진된 강자들은 상당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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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이는 웬만한 기사단장과 비견될 자도 있으니, 습격자가 있다고 해서 그들이 긴장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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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설령 암살자 무리가 쳐들어온다고 해도 그들이 당황할 일은 없었으며, 그들은 일상을 보내듯 일만 할 따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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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생산계 길드 쪽에서 행방불명된 사람을 찾아봐 달라고 했다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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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한스라고, 제법 높은 등급의 블랙스미스입니다. 위법 마법사에게 납치당했을 우려가 있고, 납치 당한 기간은, 못해도 10년 이상 될지도 모른다더군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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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럼 이미 죽었겠네. 못 찾아, 그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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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렇지만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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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아, 나도 알아. 찾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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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팬드래건 왕국 길드를 책임지는 수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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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륙 곳곳에 퍼진 101개의 길드 중에서도 그 규모가 3위에 달하는 조합을 책임지는 이였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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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토록 큰 길드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는 정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으며, 효율적이고도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을 선호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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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든 빠르고 신속하게, 그리고 효율적으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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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의 신념과도 같은 일처리 과정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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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아, 알겠습니다. ‘열심히 최선을 다했으나, 결과는 안 좋았다’는 식으로 전해두지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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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역시 잘 알아들어. 그럼 다음 사안인데, 이번 제니미아 후작의 건은 어떻게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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쿠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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쿠우우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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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제니미아 후작에 대한 거라면, 이미 처리 과정 중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. 그러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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콰아아앙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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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건 그렇긴 한데, 이 자료 중에 보니까 영 신경 쓰이는 게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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콰와아아앙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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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왜 이리 시끄러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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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으으, 습격자가 제법 실력이 있는 자인 걸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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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도통 조용해질 기색이 없군, 쯧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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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제가 한번 나서보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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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으음, 그럼 렘이 수고 좀 해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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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 홍차가 식기 전에 돌아오도록 하지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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빼빼 말랐지만, 길드 내에서 사이먼의 왼팔 격으로 불리는 렘이 바깥으로 나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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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직 명문 기사단 출신으로, 그 실력은 기사단 부단장급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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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그가 나섰으니 금방 조용해지리라 여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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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나 다를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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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이제야 좀 잠잠해졌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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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깥이 급속도록 조용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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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다시금 비서와 같이 회의를 진행-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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콰아앙-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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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!?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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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과 비서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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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문이 부서지며 무언가가 나타났다면 이토록 놀라진 않았을 터인데…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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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레, 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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렘이 벽을 부수며 나타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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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, 정확히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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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끄으으윽……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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렘은 벽을 파괴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인지, 몸이 성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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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간 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나타는 그의 몰골은 처참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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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금 전 깔끔했던 검사는 어디 가고, 만신창이가 된 거지꼴의 검사가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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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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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런 미친-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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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판단이 빨랐고 눈치도 고단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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렘이 당한 것을 확인하자마자 빠져나가기 위해 창문을 향해 몸을 기꺼이 던지려 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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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문을 통해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비상탈출구로 곧장 빠져나갈 수 있을 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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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이미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한 플랜을 이곳저곳 깔아놨기에 탈출까지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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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-네가 조합장이냐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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콰아아앙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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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처맞기까진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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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-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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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르륵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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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제 귓볼을 스치고 간 날카로운 단도를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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꼿꼿하게 벽에 박힌 단도였고, 이것만 봐도 단도의 위력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 보여주는 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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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일부러 맞추지 않았다는 느낌이 확신처럼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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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서서히 사이먼이 뒤를 돌아서려는 순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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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우오오오오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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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숴진 벽을 문 삼아 등장한 바바리안 용병을 볼 수 있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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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벤트!!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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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비종족 바바리안의 맹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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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실력은 이미 왕도에서도 유명하며, 흉악한 산적 무리 2백 명의 목을 단독으로 수확했다는 학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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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드 소속은 아니었지만, 막대한 돈과 오랜 협의를 통해 고용한 최상급 용병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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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됐다!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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벤트가 멀쩡한 것을 보며 그가 여느 날처럼 술이나 퍼마시다 뒤늦게야 온 것을 눈치챘지만, 그딴 건 지금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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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선순위는 벤트가 저 습격자를 제거하는 것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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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이 기대에 찬 눈으로 벤트를 보았고, 벤트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 주먹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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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로 된 방패마저 구겨버리는 벤트의 일격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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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습격자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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까앙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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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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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 했냐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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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얼굴을 때렸는데, 왜 판금 갑옷 때리는 소리가 나는 걸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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벤트의 주먹을 피하지도 않고 맞아주었으나, 습격자는 조금도 밀리지 않으며 마냥 평온할 따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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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강철 바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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벤트는 바바리안의 고향, 뱀의 숲길에만 있는 거대한 바위의 존재가 갑작스레 떠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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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전사만이 부술 수 있는 최고의 경도를 자랑하는 바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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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데 지금 이 남자의 몸을 타격하는 순간 그 바위가 연상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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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을 때린 것이 아니라, 철광석이 다량으로 함류된 바위를 때린 느낌이란 뜻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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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강철로 이루어진 것만 같은, 아니 [금강]이란 특이한 기술을 쓰는 습격자는 그렇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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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우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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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먹을 뻗으며 벤트를 강하게 후려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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퍼어엉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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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확히 배를 가격한 주먹이었고, 벤트의 몸에서 북 터지는 듯한 거대한 파열음이 들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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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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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, 죽는 것이 차라리 나을 고통과 함께 벤트는 무릎을 꿇고 혼절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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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 일격으로 최상급 용병 하나가 무너진 것이었고, 허무하기 짝이 없었으나 뱃가죽이 터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벤트는 실력자임을 증명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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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도 그럴 게 습격자, 아니 기사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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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야, 더 나올 놈 있냐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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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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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괴물이었으니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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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더 나올 놈 있으면 빨리 데리고 와라. 나중에 귀찮게 굴지 말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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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어, 없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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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? 그럼 앉아. 나랑 면담 좀 하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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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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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왜, 싫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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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,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!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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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흐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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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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꿀꺽…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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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금 말하지만 사이먼은 눈치가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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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기에 그는 눈치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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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그의 대답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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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저 사람은 날 죽였을 거다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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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런 망설임 없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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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조합장의 지위를 걸고 확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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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*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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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콰직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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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엉망이 된 의자에 앉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손도끼를 꺼내 던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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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움찔거리며 저에게 날아오지 않을까 간담이 서늘했으나, 다행스럽게도 손도끼가 던져진 곳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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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비, 비싼 탁상인데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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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눈치 챙겨, 이 멍청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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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네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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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치 없는 비서에게 눈총을 날리며 사이먼은 꼿꼿이 탁상 중앙을 꿰뚫은 채 서 있는 손도끼를 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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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치 언제라도 탁상 꼴이 날 수 있다는 경고처럼 여겨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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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예측대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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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가 지금부터 질문 하나를 던질 거다. 그리고 그 대답이 늦어지면 이 도끼가 네 미간이나 가슴, 재수 없으면 아랫도리로 던져질 거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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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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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대답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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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, 알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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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드 조합장으로 임명된 이후로 이토록 저를 막 대하는 인물이 있었던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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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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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귀족이나 대상인 소리 듣는 인물들도 그를 하대할지언정 존중했고, 눈치를 보는 이들도 있을 따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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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데 지금 눈앞에 사내에겐 존중 따윈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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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를 언제라도 찢어 죽여 버릴 살의만이 팍팍 느껴질 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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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누, 누구지? 내, 내가 언제 이런 괴물의 심기를 건드렸었지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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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주마등이 언제라도 스쳐갈 타이밍에도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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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자리까지 오는 걸 포커로 딴 게 아님을 증명하듯, 사이먼은 관찰과 궁리를 그만두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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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그에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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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눈알이 정신없이 굴러가는군. 내 정체가 뭔지 궁금하냐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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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예에, 궁금합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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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솔직하게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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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가 기회를 줬을 때 물지 않으면 그건 병신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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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저하게 숙이고 가되, 마냥 저자세로 나간가면 물려 죽는 수밖에 없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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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사이먼은 땀이 미치도록 나는 와중에도 물었고, 그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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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한이다. 좌천된 기사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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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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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나 쉽게 제 이름을 가르쳐주었고, 사이먼은 잠시 멍했으나 곧 저 이름을 뇌리 한 구석에서 기억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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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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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날, 마물의 습격에서 활약한 기사의 이름과 똑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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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명이인이냔 머저리 같은 의심은 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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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-----!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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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신, 사이먼의 두뇌는 빠르게 정보를 떠올리고 정리하길 반복했고, 그가 왜 여기까지 온 것인지에 대한 결과값까지 출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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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겨, 경! 이, 일단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. 레, 레비 폴트 영애와는 정당한 계약을 통해 합의를 이룬 상태입니다. 하, 한데 경께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쳐들어오시면 오히려 레비 폴트 영애만 곤란해질 것입니다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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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너 머리 회전 빠르다? 3초 만에 내가 여기 찾아온 이유까지 다 맞추네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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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하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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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금 말하지만 조합장의 자리를 포커로 딴 게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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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빌어먹을! 역시 이럴 줄 알았어!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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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이한의 이름을 듣자마자 레비 폴트의 이름을 출력해냈고, 그가 왜 여기까지 온 건지 즉각적으로 파악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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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제자라더니…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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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재 이한이란 인물은 길드 조합에서도 ‘특급’으로 분류된 감시대상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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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물 습격 당시 길드원이 그의 어처구니없는 무력을 이미 관측했으니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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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여 레비 폴트란 여성이 그의 제자 중 하나임을 알았으며, 솔직히 이번 일을 맡을 때도 위기감을 느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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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칫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하고…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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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나 길드의 수뇌부는 자신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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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령 레비란 귀족 영애가 기사의 제자라고 한들, 가문끼리의 문제까지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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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건 선을 한참 넘는 월권이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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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령 강한 힘을 가진 기사라도, 지켜야 할 도리가 뭔지 모를 리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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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이 수뇌부의 생각이었고, 사이먼도 고개를 주억거렸던 의견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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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기에 사이먼은 길드 조합장으로서 당당히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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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부, 분명히 말하지만, 길드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중개인에 불과합니다. 물론 떳떳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, 저희가 이토록 핍박받을 이유가 어디 있나 싶군요. 이는 길드에 대한 탄압이 아닐 수가 없-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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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─너희가 붙인 덩어리 새끼가 내 제자를 희롱하려고 하는 걸 봤는데 말이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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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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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그냥 닥치고 있어야 했다. 당당함은 얼어 죽을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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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핏기가 가시다 못해 창백해진 얼굴이 되어 갔고, 점차 자신을 옥죄는 읊조림을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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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야, 만약에 말이다. 내 여동생 같은 애가 있고. 그 애가 어느 양아치 새끼한테 조롱당하고 희롱당하는 걸 보면 사람이 빡칠까, 아니면 빡치지 않을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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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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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가 혹시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오해할까 싶어서 말하는 건데, 그 양아치 새끼 지금 너희 집 대문 앞에 놓여 있거든? 뭐,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긴 한데, 원한다면 내가 무슨 수단을 쓰더라도 그 새끼가 다시 멀쩡해지도록 만들어줄게. 그런 다음 내 말이 오해인지 진실인지를 판별해보자. 어때, 해볼 마음 있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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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그, 그것이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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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먼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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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, 문장을 완성할 정신이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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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나 그는 갑자기 벙어리 흉내를 내는 사이먼을 타박할 정도로 나쁜 인간은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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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그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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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만 이거 하나는 알아둬라. 만약 오해가 아니라, 내 말이 진실일 경우. 넌 반드시 고통스럽게 죽일 거고. 네 가족, 네 형제, 네 친구 전부를 찾아가 구족(九族)을 멸해주마. 내 모든 걸 걸고 기필코…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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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절대’ 건드려선 안 될 ‘위험한 인간’임은 분명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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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……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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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사이먼은 감히 그의 말에 반박할 엄두가 나지 않아 침묵했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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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윽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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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빨리 대가리부터 땅바닥에 박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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