Initial commit: Novel Agent setup
- Add 3 AI agents (writing, revision, story-continuity specialists) - Add 4 slash commands (rovel.create, write, complete, seed) - Add novel creation/writing rules - Add Novelpia reference data (115 works, 3328 chapters) - Add CLAUDE.md and README.md 🤖 Generated with [Claude Code](https://claude.com/claude-code) Co-Authored-By: Claude Opus 4.5 <noreply@anthropic.com>
This commit is contained in:
198
content/references/novelpia/211768/97.md
Normal file
198
content/references/novelpia/211768/97.md
Normal file
@@ -0,0 +1,198 @@
|
||||
|
||||
[활동초기는 http://you~ 이거랑 http://you~ 이거 보시면되고 다른거는 http://you~ 이거보세요]
|
||||
|
||||
[우리애들 재생목록만들어놓은건데]
|
||||
|
||||
[이거만보면일단 완벽정리는다됨]
|
||||
|
||||
엔터를 누르자 점멸하는 커서. 이후 상대가 채팅을 치고 있다는 아이콘이 나온다. 점 3개가 순서대로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더니, 이내 채팅이 올라왔다.
|
||||
|
||||
[감사합니다ㅣ]
|
||||
|
||||
[아니감사하ㅏ건저인;;]
|
||||
|
||||
[덕질메이트생긴거…매우반갑…^^^^^;;]
|
||||
|
||||
얼마 전 아윤의 개인 계정에 DM으로 쪽지를 보내왔던 사람. 얘는 뭔데 알지도 못하는데 갑자기 DM을 보내나 생각했지만, 듣고 보니 매우 반가운 사연이었다. ‘종로구명예구민’… 그룹 사운드의 신규 팬이 되었는데 덕질 컨텐츠가 어디 있는지 못 찾겠다는 이야기에, 아윤은 우물물을 떠다먹여주다못해 우물을 팔 기세로 강렬하게 영업을 했다.
|
||||
|
||||
‘나는 아무래도 회장이다보니 같이 덕질을 할 사람이 없단 말이지.’
|
||||
|
||||
펜카페나 공식 계정의 팔로워들을 보면, 그룹 사운드의 팬들은 그 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자기들끼리 모여 친목회를 가진다던가, 감상회를 가진다던가, 굿즈를 나눔한다거나 그런 일들을 자발적으로 하곤 했다.
|
||||
|
||||
하지만 아윤은 그 사이에 낄 수 없었다. 다른 팬들이 거부한 것은 아니고, 그녀 자신의 양심이 그것을 거부했다. ‘팬카페 회장’이라는 지위는, 정말 별 거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자신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지워주었다.
|
||||
|
||||
‘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친목을 하면… 그 자체가 네임드화라던가 뭐, 그런 걸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. 주의해야지.’
|
||||
|
||||
그 때문에 다른 팬들과 친해지지도 못하고, 혼자서 카페나 공계(비공식) 운영이나 했던 시절이 있다. 하지만 그 시절도 이젠 안녕이다. 이제 아윤에겐 덕질메이트가 있으니까.
|
||||
|
||||
[굿즈 같은 건 어디에서 사나요?]
|
||||
|
||||
[;;우리가굿즈가업음]
|
||||
|
||||
[레이블에서나오는 CD랑 파라독스공연가면 굿즈팔긴하는데ㅔ]
|
||||
|
||||
[그거외엔 저희가소규모밴드라 ㅠㅠ 팬들 자작굿즈박에업어요...]
|
||||
|
||||
[아]
|
||||
|
||||
[저는 그런거 다 있을줄]
|
||||
|
||||
평생 메이저 덕질만 하고 살았던 자의 무자비한 칼질. 아윤은 잠시 심호흡을 했다. 굿즈라.
|
||||
|
||||
안 뽑는 이유를 그녀는 알 것 같았다. 사 줄 수요층이 없는데 어떻게 뽑겠는가. 음반이 3천장 넘게 팔렸다지만 그건 음반이고, 인디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그 사람들이 굿즈를 사주리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. 그냥 인디 밴드 응원 차원에서 산 것일수도 있으니까.
|
||||
|
||||
‘근데 이제는 오디션 유입도 꽤 생겼고 하니… 굿즈 같은 거 만들만 하지 않나? 파라독스에서 한정판매 하는 거 빼고…’
|
||||
|
||||
그러고 보면, 얼마 전에 공식 쪽에서 수요조사를 돌리긴 했다. 어떤 굿즈가 가지고 싶냐는 설문조사에, 아윤은 모든 것이 다 가지고 싶다고 응답을 했었다. 그런 거 보면 이제 뭔가 나오려는 게 아닐까.
|
||||
|
||||
[아근데]
|
||||
|
||||
[저얼마전에 학교축제갔었는데]
|
||||
|
||||
[학교축제요?]
|
||||
|
||||
[네 고등학교축제]
|
||||
|
||||
[중학교 때는 안했는데 고등학교오니까 하더라고요]
|
||||
|
||||
‘완전 애기네.’
|
||||
|
||||
아윤은 그 채팅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.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 애인가. 그룹 사운드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과, 인터넷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신상정보를 무턱대고 알려주면 큰일날테니 알려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공존할 때쯤.
|
||||
|
||||
올라오는 채팅은, 그런 생각들을 다 잊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.
|
||||
|
||||
[근데 축제때보니까]
|
||||
|
||||
[수연님이랑 이서님이 저희학교선배더라구요]
|
||||
|
||||
[그래서축제때 막 공연하셨음]
|
||||
|
||||
“뭐?!”
|
||||
|
||||
룸메가 뭐라고 할 정도로, 방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 아윤. 그 뒤를 잇는 채팅과, 다른 사람이 녹화한 것으로 보이는 비공개 유튜브 영상은 그야말로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.
|
||||
|
||||
[“다에요좀 보여달라고 방금 소리지르신 분 누구인가요.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네. 무조건 해달라고요? 내가 미쳤냐에요. 헛소리하지말라에요. 됐죠? 해줬죠? 그거 말고 다른 걸로요? 아오 그냥 확 머리를… 어루만져버리고 싶다에요. 아니 이거 말고 뭘 원하는 건데?”]
|
||||
|
||||
5분 가량 짧게 편집된 몇개의 동영상. 과오를 부르는 영상이나, 다른 가수의 커버를 한 영상들도 있었지만.
|
||||
|
||||
그 중 아윤의 눈과 귀를 가장 잡아끈 것은, ‘다에요 여고생’ 관련된 영상이었다. 전교생이 죄다 “다에요!” 를 외치면서 그 ‘다에요’ 해달라고 외치는 중에도, 꿋꿋하게 귀를 막으며 “아니 해 줬잖아! 뭐가 문제냐에요!”라는 이야기를 하는 수연. 신나게 놀림받는 모습이 정말, 이런 학생이 학교폭력 혐의를 왜 받았는지 모를 정도였다.
|
||||
|
||||
‘부끄러워 하는 맛은 없지만, 이 버전은 이것대로 귀엽네…’
|
||||
|
||||
아윤은 그렇게 생각하며, 유튜브 영상을 내려받았다. 최근 돌고 있는 ‘버스킹 버스킹’ 영상과 엮어 같이 영업을 돌려볼 속셈으로.
|
||||
|
||||
* * *
|
||||
|
||||
문에 노크를 하자, 대답 대신 시끄러운 드럼 소리가 돌아왔다. 명전은 저번처럼 서하를 쪽팔리게 하지는 않겠구나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. 어중간하게 닫혀있는 연습실 문 사이로 드럼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.
|
||||
|
||||
“오늘도 연습?”
|
||||
|
||||
강렬하게 내려쳐지던 드럼은, 그 말에 일시적으로 멎는다. 살짝 피곤해보이는 표정의 서하는 대답 대신 고개만을 끄덕였다.
|
||||
|
||||
“요즘 성실히 나오네.”
|
||||
|
||||
그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는 서하. 명전은 ‘뭔가 안 좋은 일이 있나?’ 라고 생각했지만, 굳이 묻지는 않았다.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가 이야기를 하겠지.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영 안색 안 좋아보인다고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실례라는 것이, 수십여 년을 살아오며 그가 깨달은 삶의 지혜였다.
|
||||
|
||||
“방송은 어땠어?”
|
||||
|
||||
“어… 뭐, 그냥저냥 할만 했긴 했는데.”
|
||||
|
||||
연습이 잠시 일단락된 후. 향긋한 커피의 냄새를 맡으며, 명전은 서하의 질문에 대답했다.
|
||||
|
||||
“조회수는 얼마나 나올 것 같아?”
|
||||
|
||||
“그거야 나도 모르지. 얼마전에 확인해보니까 그래도 몇십만은 나온 것 같던데.”
|
||||
|
||||
“그 정도면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있나?”
|
||||
|
||||
“딱히 없지. 말 거는 사람은 많은데 대부분 다 번호따기니 소속사니… 미치겠다.”
|
||||
|
||||
방송에 대해서 궁금한 듯 이리저리 질문을 던지는 서하. 명전은 거기에 대해서 대답을 해 주면서도, 서하가 우물쭈물한다는 기분을 느꼈다. 뭔가 말은 해야 하는데, 대놓고 말은 못 하겠고. 그래서 자꾸 옆으로 돌려돌려 말하는… 그런 이상한 습관.
|
||||
|
||||
‘그럴 나이긴 한가?’
|
||||
|
||||
명전은 잠시 고민했다. 생각해보니, 그럴 나이이긴 했다. 이미 수십년 전에 인격이 완성되어 거의 고목나무나 다름없다고 자부하는(최근에는 좀 뿌리가 뽑힐 일이 있었지만) 명전과는 달리, 밴드원들은 죄다 정신연령과 육체연령이 정확하게 고등학생으로 일치하는 아이들이었다.
|
||||
|
||||
사회인으로서 오래 살아왔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도 제대로 의사소통하기가 힘든데, 하물며 고등학생들이면 어떠할까. 명전은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. 아까도 그랬던 것 같긴 하지만.
|
||||
|
||||
“어, 잠시만. 여보세요?”
|
||||
|
||||
느닷없이 울리는 진동. 발신자는 ‘이유나’. 서하에게 손을 들어보인 후, 명전은 전화를 받았다. 얼마 전 들었던 밝고 가벼운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.
|
||||
|
||||
[“아 여보세요? 하수연 학생 핸드폰 맞죠?”]
|
||||
|
||||
“네 맞습니다.”
|
||||
|
||||
[“아~ 저 이유나에요.”]
|
||||
|
||||
“네, 전에 전화번호 알려주셨지요.”
|
||||
|
||||
가벼운 덕담으로 시작한 전화. 하지만 그 대화가 길어지자, 명전은 상대가 왜 전화를 걸었는지 궁금해졌다. 일이 있어서 전화를 건 것일텐데 왜 이야기를 안 해주는 걸까. 혹시 연예인이라서 그런가? 그래서 사람의 시간은 소중하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일까? 사회인으로서 뭔가가 결여되어 있지 않은가?
|
||||
|
||||
“아, 그런데 가수님. 그 혹시 어떤 것 때문에 전화하셨습니까? 제가 좀 다른 일이 있어가지고. 뭐 다른 거 하고 있는 와중이라.”
|
||||
|
||||
[“아 맞다. 아 미안해요. 이야기한다는 걸 깜빡했네요.”]
|
||||
|
||||
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서하를 무시한 채, 명전은 유나의 이야기를 들었다. 이런저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긴 했지만, 요약하자면 결국 음반을 내고 싶은데 곡좀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.
|
||||
|
||||
“저한테 말입니까? 작곡가 분들 많이 아실 것 같은데. 굳이 저한테… 아니, 싫다는 건 아닙니다.”
|
||||
|
||||
[“수연 학생이랑 꼭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그래요. 요즘 엄청 뜨시잖아요.”]
|
||||
|
||||
“저는 완전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만.”
|
||||
|
||||
[“아니 당사자가 모르면 어떻게 해요. 요즘 섭외 같은 거 안 들어와요?”]
|
||||
|
||||
“금시초문입니다.”
|
||||
|
||||
이상하네… 라고 중얼거린 유나는 자신 주변의 이야기를 조금 해주었다. 장안의 화제! 라고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, 유행에 민감한 피디나 제작자 등은 유나를 만날 때면 “그 학생 누구야? ‘다에요’.” 라며 수연에 대해서 묻는다고 했다.
|
||||
|
||||
[“그런 거 보면 섭외 갔을 줄 알았는데요.”]
|
||||
|
||||
“굳이 그런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만…”
|
||||
|
||||
[“이상하네. 여튼 수연 학생 기타 잘 치시니까.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러려나? 수연 학생 화제도도 좀 활용할 겸. 저랑 같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다던가, 아니면 옆에서 기타를 같이 친다던가. 그런 식으로 곡 하나 만들어서 싱글 활동도 하고… 그런 작업을 좀 하고 싶다는, 뭐 그런 느낌인 거죠.”]
|
||||
|
||||
대략적으로 취지는 이해가 갔다.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자는 것 아니겠는가. 유나는 ‘하수연의 화제도’(그런 게 있다면)를 가져가고, 명전은 ‘이유나의 인지도’를 가져간다. 서로 좋은 일.
|
||||
|
||||
“저희야 좋긴 한데. 그런데 음… 일단 밴드랑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. 개인 활동은 좀 그래서.”
|
||||
|
||||
하지만 명전은 일단 고려해보겠다고 답하고, 전화를 마무리했다. 밴드가 성숙하지 않았는데 개인 활동을 하는 건 좀 분열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.
|
||||
|
||||
‘나야 상관없지만, 다른 애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의 문제니까.’
|
||||
|
||||
굳이 감정싸움이 생길 일은 안 하는게 낫다. 인지도니 돈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천천히 가도 다 얻을 수 있는 것이니까.
|
||||
|
||||
그렇게 생각하는 명전에게 들려온 것은, 살짝 떨리는 서하의 목소리였다.
|
||||
|
||||
“개인 활동 하게?”
|
||||
|
||||
“아니, 그런 건 아니고. 작업… 프로젝트 같이 할 생각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.”
|
||||
|
||||
왠지 모르게 불안한 눈빛. 이유 없는 자신감이 넘쳐나는 평소의 서하와는 다른 분위기. 명전은 머리를 살짝 꼬고는, 마음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. 결국 물어봐야 할 모양이구나.
|
||||
|
||||
“무슨 일 있냐?”
|
||||
|
||||
“어… 아니, 어… 음. 음…”
|
||||
|
||||
우물쭈물하는 서하.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서하의 답변을 기다렸다. 살짝 쥐었다 폈다 하는 손과, 떠도는 눈동자. 도대체 어떤 말이기에 저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.
|
||||
|
||||
“그. 그 혹시, 세션 뛰어줄 수 있어?”
|
||||
|
||||
“… 세션? 어…”
|
||||
|
||||
고작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그렇게나 시간을 끌었단 말인가. 명전은 한소리 할까 싶어 서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. 하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은 듯한 불안함.
|
||||
|
||||
“그 세션이, 그게. 아니 세션은 아니고, 대타라고 해야하나. 음…”
|
||||
|
||||
“왜, 뭐 문제라도 있어? 무슨 불법 지하 마약 판매상 밴드 대타라도 뛰는 거?”
|
||||
|
||||
“아니, 그게 아니고. 우리 교회.”
|
||||
|
||||
“교회?”
|
||||
|
||||
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에 명전이 의아함을 느끼는 사이, 서하는 나머지 말까지 전부 꺼내놓았다.
|
||||
|
||||
“우리 교회 밴드. 기타가 어딜 좀 다쳤다고 해가지고… 대신 서 줄 수 있을까. CCM 밴드인데.”
|
||||
|
||||
…CCM?
|
||||
Reference in New Issue
Block a user