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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캐서린과 휘하의 마법사들, 그리고 카렘이 목적지를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고 나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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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블랙우드 마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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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대대로 마을 근처 블랙우드 숲을 벌목하며 살아가는, 마을 전체를 제재소라고 불러도 무방한 곳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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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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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아이오나의 파발이 윈터홈에 전달한 최초의 소식에 해당 장소가 적혀있었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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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캐서린이 건네어 카렘이 봤던 명령서에 장소가 누락되어 있던 이유 또한 간단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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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상황이 너무 급해 간결하게 쓰느라 몇몇 명령서에 일부 내용이 빠져버렸다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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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만큼 명령하는 당사자인 알프레드 또한 당황했다는 뜻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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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야 알프레드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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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아이오나의 위치가 위치인데 어디 허투루 호위대를 붙일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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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호위대로 편성된 기사와 병사들은 그 전투력만 합쳐도 어지간한 몬스터는 그대로 도륙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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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런데 그런 아이오나가 도망치고 있다니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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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예상 밖의 상황에 알프레드가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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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렇게 해서 꾸려진 구출대는 장원과 영지를 지날수록 그 규모가 점점 불어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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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 또한 이유는 단순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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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투타티스 맙소사! 감히 삼신교의 장로를 위협하다니! 같잖은 몬스터 무리를 물리치기 위해 스톤피스트 가문이 지원하겠소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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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공작 각하께서 마음이 심란하시겠습니다. 생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기사 맬버드가 휘하의 병사들을 이끌고 지원하겠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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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큰 어르신께서 부족이 가장 어려울 때 식량을 지원해주셨는데. 드디어 그 빚을 갚을 때가 왔다! 플리트 부족의 사내들아! 도끼를 들어라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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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크흠흠. 뒤늦게 의뢰를 보고 왔는데. 일당과 추가금은 어떻게 됩니까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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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누구는 신앙을 위해.
+ 
+누구는 은혜를 갚기 위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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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누구는 충성심을 위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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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누구는 그냥 단순히 공작 가문에게 잘 보여서 콩고물이나 좀 얻어먹으려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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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거기에 돈 냄새를 맡은 여러 상인이 따라붙기 시작하자 구출대는 이름만 구출대지 어지간한 중소규모 영지는 통째로 밀어버릴 만한 전력이 모여버리고야 말았다.
+ 
+본래 군중이란 모이면 모일수록 혼란스러운 법.
+ 
+하물며 이만한 인원이 갑자기 끼어들었으니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이 더 이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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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하지만 블랙우드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 간단히 해결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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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와, 정말 사람 새끼신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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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마을에 임시로 넓은 공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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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결투장을 보며 카렘은 넋이 나가 중얼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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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아니, 카렘 뿐만이 아니었다.
+ 
+공터를 둘러싼 기사와 병사, 용병과 모험가에 귀족들까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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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캐서린을 포함한 극히 일부를 제한다면 하나같이 똑같은 반응으로 공터의 중앙을 응시했다.
+ 
+"이, 이건 현실이 아니야아아아아!"
+ 
+"고작 이 정도의 설득으로 나에게 의견을 강요하려 한 것인가아아아아!!!!"
+ 
+라이트닝 파운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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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쿵-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.
+ 
+결투장의 주인공은 코 밑을 수염으로 덮어버린 거구의 중년 남성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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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형형색색의 화려하게 장식된 옷 위로 중갑을 차려입은 거구의 손에는 무기라고는 전혀 들려있지 않았다.
+ 
+오로지 두 팔과 두 다리, 그리고 몸.
+ 
+거기에 더해진 완력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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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하아압! 요즘 기사들은 약골이로군!"
+ 
+완력 하나만으로 말에 올라타 돌격한 기사를 말채찍으로 들어 올려 내동댕이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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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 옆에는 차례대로 앞서 돌격했던 다른 기사와 말들이 충격으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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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가히 인간의 형상으로 빚어낸 불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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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아니, 카렘은 스스로의 생각을 부정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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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어, 아타니타스님? 저 기사분들까지 합해서 총 몇 명이었죠?"
+ 
+"모험가, 용병, 병사에 부족민, 귀족에 기사들까지 합해서 총 스물? 아니, 지금 엎어버린 저 셋까지 합하면 스물셋이로군."
+ 
+"저 사람, 아니 분은 사람이 맞습니까?"
+ 
+카렘은 무심코 말하려다가 황급하게 말을 고쳤다.
+ 
+아무리 사람보다 숫제 인간 형상으로 빚어낸 오우거 같다고 해도 상대는 이번 구출대의 지휘관이자 소드마스터인 자이언트 처칠 경.
+ 
+뭔가 별명 같지만 진짜로 이름이 거인의 자이언트라고 카렘은 들었다.
+ 
+"불만 있으면 힘으로 때려눕히라더니."
+ 
+"뭐, 좀 이상해서 그렇지 어쨌든 정당한 결투였으니까 이걸로 투정을 부리는 이들은 다 입을 닥칠 거다."
+ 
+"그런데 귀족이나 기사가 껴있었는데, 괜찮나요?"
+ 
+"응? 뭐가 말이냐."
+ 
+"아니, 뭐 귀족의 품위라던가. 명예라던가."
+ 
+귀족과 기사는 폼생폼사.
+ 
+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 이들.
+ 
+그런 이들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다니.
+ 
+카렘은 없던 반발도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.
+ 
+캐서린은 말없이 턱짓으로 공터의 중앙을 가리켰다.
+ 
+기우였다.
+ 
+무성한 사자 수염 너머로도 알 수 있는 강렬한 미소를 지으며 기사와 말을 일으킨 처칠 경은 기사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.
+ 
+마치 애들은 싸우고 나면 친구가 된다는.
+ 
+소년 만화의 한 장면과 같은 광경에 주변에서 시끄러운 환호성을 내질렀다.
+ 
+"어우 시끄러워."
+ 
+"아이스랜드는 강자를 존경하고 숭앙하지. 앞서 불만 있다며 나섰던 이들도 진심으로 그런 게 아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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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예? 그렇다면요?"
+ 
+"아이스랜드 공작 휘하의 그 유명한 소드마스터와 싸워보고 싶었을 뿐이지."
+ 
+"그러니까. 일부러 시비를 걸었다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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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음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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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캐서린은 정답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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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역시 펠윈터 가문의 거인은 듣던 대로였습니다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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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내 말도 어지간한 명마인데 다리가 풀려서 부들거리잖나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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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과연 이게 진정한 마스터군요.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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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확실히, 처칠 경과 험한 분위기를 형성했던 이들은 지금은 동경하던 세계구급 아이돌과 마주한 열성 팬과도 같았다.
+ 
+그리고 흩어지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감탄하며 연신 박수하고 환호를 내지르기까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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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그나저나 소드마스터라. 그 망할 용병이 생각나는군."
+ 
+"난데없이 용병이요?"
+ 
+"왜 그 있잖냐. 네가 처음 나와 만났을 때 같이 껴있던 그 놈팽이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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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오, 아. 고든이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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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런데 소드마스터 얘기를 하는데 난데없이 고든이 왜 나온단 말인가.
+ 
+캐서린은 작게 혀를 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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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일반적인 편력기사는 무슨. 소드마스터가 뭐가 아쉬워서 용병으로 구르는 것인지."
+ 
+"어, 고든이 소드마스터요? 편력 기사급이라 하지 않았습니까?"
+ 
+벌써 몇 달 전의 일이었지만 카렘은 어렴풋이 기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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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렇게 생각하니 잠시 혼동되었다.
+ 
+소드마스터가 뭔지는 카렘도 알았다.
+ 
+전생에서 실제 역사의 소드마스터도 알았고, 소설 속의 소드마스터도 알았다. 그런데 여기 소드마스터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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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하긴, 맨날 돌아다니는 곳이 거기서 거기인 네가 모를 만도 한데."
+ 
+"뭐, 유저니 익스퍼트니하는 하위분류가 있습니까?"
+ 
+"하위분류는 있지만, 용어는 다 틀렸구나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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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막 기사로 입문해 기초를 배우는 단계. 페이지.
+ 
+기초를 전부 다져 마력을 운용하는 법을 배우면 스콰이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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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기초와 마력 운용 및 실전경험을 통해 자신을 증명한 배철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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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단신으로 수 명의 기사를 제압하고 전장의 향방을 바꾸는 소드마스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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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손가락을 일일이 피며 캐서린은 카렘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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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하지만 뭐 이런 것도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니 참고만 해라. 참고만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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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뭔가 되게 구체적인데. 이유가 있을까요?"
+ 
+"그야 사실 소드마스터 밑으로는 다 의미가 없는 분류니까."
+ 
+"예?"
+ 
+"기사라도 머리에 돌을 맞으면 쓰러지고 화살을 잘못 맞으면 죽는 거니까. 뭐, 고대 팔라티노 제국의 분류를 그대로 따온 거에 불과하다."
+ 
+어쨌든 작은 방송은 파하는 분위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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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관객들이 흩어지는 물결을 거부하지 않고 카렘도 캐서린을 따라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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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구경하느라 점심 먹을 시간도 한참 지나버렸군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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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시간이 애매하니까 빠르고 가볍게 뭔가 만들어볼까요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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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더 늦으면 저녁을 먹기도 애매할 테니 빨리 만들어라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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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옙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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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구출대장의 차력쇼를 보느라 준비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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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하지만 때마침 한 메뉴가 카렘의 머릿속에 떠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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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캐서린에게 대답한 카렘은 곧바로 보급관을 향해 달려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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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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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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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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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구출대가 도착하고 결투라는 이름의 퍼포먼스가 끝나자마자 수색대가 꾸려지고, 숲의 몬스터를 정리하는 등 블랙우드 마을은 부산스러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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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하지만, 요리사와는 관계없는 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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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보급관에게서 받아온 두 식재료 중 하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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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귀족 나리들을 위해 구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베르생제토 스타일이라고 한 빵 하나 전부를 반으로 가르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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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빵칼이 움직일 때마다 도마 위에 빵 껍질과 속이 바스러진 부스러기가 떨어지면서 고소한 빵 냄새를 풍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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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빵 자체만으로 잼을 바르면 훌륭한 한 끼, 혹은 간식이 될 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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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신선한 우유가 있다면 더더욱 좋았겠지만, 고작 그걸 위해서 잼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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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곧바로 넓게 자른 빵이 아치형이 되도록 속을 잡아 뜯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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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속은 잘라서 볶아 러스크라도 만들까. 아니면 수프에 갈아서 넣어도 되고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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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순식간에 속이 뜯겨나가 만들어진 빵으로 된 기다란 그릇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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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뭣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까운 빵을 다 버린다며 타박했겠지만, 샌드위치를 좀 아는 사람들은 결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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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 빈 공간은 모두 더 많은 내용물을 위한 준비작업에 불과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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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진짜 주인공들은 따로 있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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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보급관에게서 받아온 잼 항아리를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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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설탕을 아낌없이 넣은, 포도와 와인으로 유명한 베르생제토산 포도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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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걸 통째로 뒤집어 빵 위에 엎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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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물리 법칙에 따라 항아리에서 쑥 빠져나와 빵 위에 철퍼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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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무게를 못 이기고 쓰러진 포도잼은 질 좋은 아메지스트같이 짙은 보라색으로 빛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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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누가 본다면 잼 샌드위치가 아니라 그냥 잼을 먹는 거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지만, 카렘이 기억하는 전생의 레시피는 이게 맞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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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애당초 속을 파낸 이유도 더 많은 속 재료를 넣기 위해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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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저 그 재료가 잼이었을 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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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하지만 카렘의 무지막지한 행위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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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번에 들어 올린 것은 또 다른 잼 항아리.
+ 
+무려 윈터홈에서 출발할 때 챙겨온 카렘이 스스로 직접 만든 아몬드 버터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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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사실 땅콩버터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,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 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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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런 의미에서 견과류 버터는 땅콩버터의 훌륭한 대체재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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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품질도 공작가에 올라오는 만큼 전생과 비할 바가 없는 고품질의 아몬드였으니 맛 또한 보장된 상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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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마찬가지로 전과 같은 과정을 반복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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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나머지 하나 남은 빵의 속에 한 항아리를 전부 다 발라 넣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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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제 하나로 합치면 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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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 아니라 제일 중요한 과정이 하나 남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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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요리에 있어서 달고, 짜고, 고소한 것은 진리인 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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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미리 구워서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던 바삭한 베이컨이 담긴 접시를 끌어와 아몬드 버터를 바른 빵 위에 꼼꼼하게 빈틈이 보이지 않도록 꽉꽉 눌러 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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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일반적인 빵이었다면 진즉에 터져 나왔겠지만, 무려 빵 하나의 속을 파내었기에 이게 되나 싶을 정도로 잔뜩 들어가다 못해 그 위에 쌓일 정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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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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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 위에는 포도잼이 발라진 빵이 덮였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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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이른바, 바보의 황금 빵(Fool's Gold Loaf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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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다른 이름으로는, 엘비스 프레슬리가 요절한 원인 중 하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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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물론 막상 만들고 보니 한없이 무거운, 먹으면 한 이틀은 굶어도 될 거라 생각되는 진짜 바보나 먹을 것 같은 비주얼의 샌드위치가 만들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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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바보의 황금 빵을 빵칼과 함께 접시에 담아 통째로 들고 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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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뭐, 다 못 먹는다고 하시면 두고두고 먹으면 되니까 문제없겠지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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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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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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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카렘은 그 바보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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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그 큼지막한 바보의 황금 빵이 눈에 띄게 사라지는 기가 막힌 상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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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아그작-바삭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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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"음, 흐음! 설마 달콤하고 향기로운 포도잼과 짭쪼름한 베이컨! 은은하게 퍼지는 고소한 맛과 향의 아몬드!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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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난데없이 손님으로 찾아온 자이언트 처칠 경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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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구출대장이 캐서린의 몫 한 조각을 제한 나머지를 통째로 베어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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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***자료첨부**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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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-바보의 황금 빵(Fool's Gold Loaf)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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+챗GPT가 그려준 그림입니닷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