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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의 프라이빗 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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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의 나이 논란보다 더 큰 건이 기어이 터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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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대체 게임 속 NPC를 어떻게 게임 밖으로 데려왔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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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드를 클리어하면 동료로서 함께한 NPC들은 평화가 찾아온 월오아 세상에 남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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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다른 게임을 하다가도 그들을 보고 싶어질 때면 언제든지 스토리 모드에 찾아가서 그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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뛰어난 정서적 교감을 보여주어 추후 나올 정서로봇의 소프트웨어로 사용해도 손색 없겠다는 평이 자자한 아르세리아의 주민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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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 중 한 명이 게임으로부터 벗어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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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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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소수의 시청자들은 ‘VR SPACE’에 접속해 노네임의 프라이빗 룸 좌표를 찍고 대기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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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노네임 문 열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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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진짜 안에 아델라 있는 거예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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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방송 못 봤어? 분명 걔였잖아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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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노네임은 해명하라! 해명하라! 해명하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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클리어된 오픈월드의 소유권은 각 플레이어에게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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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NPC를 개인의 VR SPACE에 데려온 사례를 과연 지적 재산권의 침해라고 볼 수 있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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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복잡한 생각 따위를 할 겨를이 대중들에게는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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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의 갤주.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소리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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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명의 고양이 아델라가 지금 이렇게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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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▶Private Mode – OFF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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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▶Communication Mode – ON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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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윽고 하얀 배경으로 가득한 공터에서 푸른 잔디가 자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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울타리가 세워지며 경계를 구분지었고, 투명했던 집이 형체를 되찾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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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이 열리기만을 고대하던 그 순간, 가장 먼저 앳된 나이의 소녀가 문을 열고 사람들을 맞이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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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게 사람이 몇 명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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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는 한쪽 눈을 찡그려 집 앞까지 찾아온 이들을 어림잡아 세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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못해도 500명, 뒤에서 달려오는 이들까지 합치면 적어도 수천명은 넘는 것이 확실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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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이 이토록 많이 모였음에도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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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하나 섣불리 입을 벌리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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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기이하게 생각했던 그때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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검은 망토를 휘날리는 또 다른 소녀가 조명 아래로 발걸음을 내딛자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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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“와아아아아아아아!”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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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미친 진짜 아델라잖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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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레와 같은 함성소리가 터져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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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델라! 아델라! 아델라! 아델라! 아델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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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관중이 외친 그녀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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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이들도 동조하였고, 높고 낮은 목소리가 한데 모여 그녀의 이름이 공간 상에 울려퍼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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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는 이 상황이 떨떠름할 따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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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... 뭐야 대체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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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아델라의 등을 나메가 가볍게 떠밀어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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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의 팬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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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 팬이 있어? 대체 왜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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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심으로 쑥스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는 아델라의 모습에 나메는 피식 웃고 말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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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는 아르세리아 세상 속에서 단언컨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으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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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의 미간이 살짝 좁아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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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그녀가 살았던 곳이 가짜로 점철된 세상이었다 한들, 아델라가 생각하기로는 자신보다 뛰어난 이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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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끝없이 연호 되는 아델라라는 이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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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여전히 못 믿겠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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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는 그녀와 손을 맞잡고 대중들 앞으로 나아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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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는 동안에도 아델라의 고개가 쉴 새 없이 좌우로 계속 까딱거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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긴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마저 애처로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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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사이 나메는 랜덤으로 한 시청자를 울타리 안으로 데려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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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다보니 인터뷰처럼 된 형국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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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름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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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... 어! 에스턴 멀린. 멀린이라고 불러주세요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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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요 멀린씨 잠깐 인터뷰좀 할게요. 멀린씨가 생각하기에는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에서 ‘아델라’가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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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말을 듣고는 아델라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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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어찌보면 사랑과 가장 동떨어져 있는 인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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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관의 어머니에게 버림받고, 아카데미의 아버지에게는 인정 하나 받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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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여덟이 될 때까지 친구라 할 것도 없었으며, 인생은 언제나 배신과 고독으로 가득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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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에게 질문을 철회해달라고 말하려는 순간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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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린이 곰곰이 턱을 쓸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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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히려 제가 되묻고 싶네요. 월오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아델라가 꼽히지 않을 이유가 대체 어디 있을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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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린의 말에 나메가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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푹 떨구고만 있던 아델라의 고개가 점점 들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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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월드 오브 아르세리아는 꿈과 희망으로 포장하고 있지만, 그 내막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그런 디스토피아가 따로 없어요.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의 욕심과 신념을 가지고 움직이며, 덕분에 우리 플레이어들에게 여러 시련을 선사해주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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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린과 아델라의 눈이 마주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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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린이 지은 눈웃음에 아델라가 몸을 흠칫 떨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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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지만 저는 아델라씨가 지니고 있는 꿈은 눈부시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요.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결코 꿈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에 언제나 최선을 다했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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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단지 요령이 부족하고 의욕이 앞섰을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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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비스에서 많은 임무를 실패하였어도, 그녀는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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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 가치를 진정으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욕하기 바빴지만, 결국 그녀의 진가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고결한 희생에서 드러났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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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중한 어조로 이어지는 인터뷰에 떠드는 관중들의 목소리도 점차 가라앉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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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처럼 NPC에게 모든 주도권이 넘어간 경우가 없었어요. 만약 아델라가 노네임씨의 몸을 빼앗았다면 그녀가 가진 꿈을 이룰 수 있었겠죠. 하지만 아델라는 그러지 않았어요. 그녀가 바랐던 것은 금전과 명예 따위가 아니라 사실 동료로부터의 인정이었으니까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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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용히 몸을 떠는 아델라에게 다가간 나메는 괜찮냐고 조용하게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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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술을 꽉 악문채로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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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녀들을 확인한 멀린은 인터뷰의 마지막 내용을 끝맺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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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뛰어난 스킬과 스테이터스를 보유한 NPC는 많겠죠. 하지만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의 캐치프레이즈를 기억하세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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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순수, 탐험, 그리고 마지막 남은 것은 동료이기를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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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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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궁극적으로 ‘동료애’를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실현한 사람은 아델라 하나뿐이었습니다. 평범한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영웅적인 덕목이기에 그녀는 이 모든 찬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. 아델라 당신이 최고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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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와아아아아아아아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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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델라 사랑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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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스모데우스 물리칠 때 엄청 멋졌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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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무 예쁘다 아델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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휘파람 소리, 언어화되지 못한 함성소리가 고양이 소녀의 고막을 두들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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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울타리 밖으로 빠져나간 멀린은 제자리로 가서 그들과 똑같이 손을 흔들어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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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석처럼 굳은 아델라에게 나메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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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저들은 너 하나를 살리기 위해 정말 한마음으로 우리를 응원했어. 너는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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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는... 내가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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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의 목소리는 조금 잠겨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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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생소한 감각이 몸속을 헤집은 탓에 현기증이 났으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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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원한다면 다시 네 세상으로 돌려 보내줄 수도 있어. 거기서 너는 악마를 토벌한 영웅이 될 거고, 황실은 네게 온갖 부와 작위를 선사해주겠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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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이 게임을 클리어한 NPC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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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너는 수도의 가장 좋은 여관에서 잠을 잘 거고, 네가 원하는 음식은 모두 먹을 수 있을 거야. 세상 하나가 네 것이 되는 거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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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이미 정해진 결과라는 듯 눈썹을 미미하게 찌푸리던 아델라가 이내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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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아델라는 예의상 한번 되물어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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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만약 내가 여기 남겠다고 하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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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쪽 세상에서 너의 수많은 팬들을 만나볼 수 있겠지. 비록 여기가 가상현실이라고 해도 엄연히 재화가 들어서 일단은 ‘비좁은 방’에서 자야하겠지만 말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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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야 언니 뒤끝 정말 오지잖아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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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가 눈물을 훔치며 밝게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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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대신 현실에서의 육체를 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야. 내가 옛날처럼 골렘 마법을 마음대로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최대한 노력해볼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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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지금 당장은 여기에서 살아도 뭔가 좋을 것 같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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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의 다리가 천천히 움직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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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를 보기 위해 찾아온 수천 명의 사람들은 어느새 울타리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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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은 아델라는 가슴이 묘하게 벅차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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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여기 왠지... 엄청 재밌을 것 같거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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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VR 스페이스도 재밌는 세상이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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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지금 바로 나가봐도 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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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잠깐만, 가기 전에 네 이름도 설정해줄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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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▶닉네임을 입력해주십시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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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우리 고양이 수인 아가씨는 이름이 어떻게 되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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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터페이스를 조작하며 장난스러운 어투로 묻는 나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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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에 아델라는 방긋 웃으며 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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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 이름은 아델라. 여명의 고양이 아델라라고 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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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7번의 회귀 끝에 지켜낸 이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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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로운 세계를 살아갈 첫 번째 인공지능의 이름을, 나메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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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누가 지었는지는 몰라도 참 개똥 같은 이름이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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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 언니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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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▶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에 접속하시겠습니까?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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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그대에게 세계수의 축복이 깃들길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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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가 신나게 놀고 있는 사이, 나는 곧바로 인벤토리를 확인해보기 위해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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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메피스토펠레스의 추억 - α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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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죽음의 안개에 흩뿌려진 메피스토펠레스의 추억. 안개에는 아무런 저주를 찾아볼 수 없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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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전: 감정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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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종보스를 클리어하면 일종의 전리품으로 주어지는 하나도 쓸모없는 물건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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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리자 권한은 안타깝게도 계정을 로그아웃하면서 같이 사라졌지만, 감정 마법을 사용하여 엿보는 것까지는 괜찮은 모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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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까와 같은 10줄의 간단한 아이템 코드가 나열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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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다른 능력이 없는만큼 길이도 짧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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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57,344 바이트로 나타난 파일을 열어보니 57,345 바이트의 정보가 들어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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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간에 1 바이트가 추가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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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장 마지막으로 추가된 정보를 살펴볼 수 있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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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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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earch: 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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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런 식이었구나. 그래서 메피스토를 계속 물리치라고 했던 거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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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메시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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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가 오브젝트로서 자주 출몰하는 랭크는 대부분 챌린저 이상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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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래도 월오아 방송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질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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