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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검사의 격돌에 대지는 포용력마저 잃고 쩌저적 갈라졌다. 휘몰아치는 풍압에 돌바위가 잘게 갈려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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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로의 몸을 꿰뚫고 말겠다는 의지가 검 끝으로 전해지고, 서로의 검이 격돌하며 그 의지를 재확인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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콰아아아아앙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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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붙이끼리 맞부딪치는 소음치고는 과한 음량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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응축된 에너지가 갈 길을 잃고 제자리에서 폭발했고, 그 충격파에 두 인영이 검과 함께 뒤로 물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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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를 상대로 검을 빼들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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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가 가소롭다는 듯이 검을 허공에 휘리릭 돌리는 여유까지 부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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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피스토는 여전히 대꾸가 없었다. 살기 어린 눈빛으로 쏘아보는 형국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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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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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메피스토펠레스 – 페이즈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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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3,329,079/4,444,44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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절단과 재생을 반복한 악마의 육체는 접합부가 기이하게 변형되어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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색과 색이 다르고, 딱딱하게 굳은 지점토를 억지로 합쳐놓은 꼴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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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피스토가 어떤 검격을 꾀하더라도 이제까지 나메는 완벽하게 대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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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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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히려 무차별적으로 공간을 찢어발기는 위험천만한 공격에도 과감하게 파고들어 거리를 좁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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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검사에게 있어서 거리는 말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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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가 검으로 땅에 일직선을 그으며 달려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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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나의 시한폭탄과도 같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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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일직선의 끝은 악마의 몸통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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촤아악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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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서 있던 것이 황궁이었다면 연회장이 정확하게 반으로 쪼개졌으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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악마는 압도적인 경도를 자랑하는 갑옷을 입었음에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을 기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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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도화선이 짧아질수록 어느 하나는 무조건 죽거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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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보 검사들에게 무조건 거리부터 벌리라고 하는 이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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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는 그것이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충고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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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리가 길수록 상황을 사람은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고, 본 실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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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서로의 간격이 짧다면 판단의 시간은 극히 짧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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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라서 생각이 아닌 본능 수준에서 최선의 수를 이끌어내야 하고 이는 수많은 경험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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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로의 실력 차이가 가장 극대화되는 시점은 숨결이 닿을 것만 같은 지근거리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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악마는 여전히 반항한다. 그에게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공포심이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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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러지고 회복하면 다시 득달같이 달라붙는 남자를 향해 검을 빼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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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점 악마의 검은 완성되어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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속도가 빨라지고, 대응이 빨라지며, 자세가 서서히 잡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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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수십, 수백번의 검격 속에서 모든 승리를 일구어낸 건 언제나 나메쪽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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촤악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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짧게 검을 떨치자 흥건한 피가 비산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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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금까지 귀청을 떨어뜨리는 격돌이 전부 거짓말인 듯 싸늘한 침묵과 고요가 내려앉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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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가 떨리는 눈으로 나메를 바라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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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미... 미쳤어..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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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쪽이 악마인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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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번의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해보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저 청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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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면, 귀신같은 웃음을 입가에 달고 적을 마구 유린하는 소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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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욱 무서운 점이라면 그녀가 이제까지 펼쳐온 검술이 눈으로 쫓기 어려운 수준조차 아니라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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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체 얼마나 멀리까지 내다보고 동작을 펼치고 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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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와 검을 섞으면 늪에 말려드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휘둘릴 것이 뻔히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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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속해서 공격을 유도하고, 완벽한 계산으로 얻어낸 예지가 적을 구렁텅이로 옭아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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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미친 거 아니냐고 노네임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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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지금까지 퍼펙트? 한 대도 안 맞았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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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사람이냐 진짜 1부가 ㄹㅇ로 억제기였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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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힐러(물리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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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이분 왜 법구 한번도 안 쓰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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└ 1부에서 많이 썼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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└ 그것마저도 철퇴로 썼잖아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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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진짜 개쩌는 매드무비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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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검 왜케 잘 다룸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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└ 전생에 천마였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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└ 천마재림 만마앙복! 천마재림 만마앙복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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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악어린 시선이 쏟아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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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브이튜브에서 수도 없이 많은 매드무비로 단련된 시청자들조차도 감탄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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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악마에게 한번도 시선을 떼지 않은 나메는 다시 싸늘하게 일갈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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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일어나. 체력 많이 남았잖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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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메피스토펠레스 – 페이즈2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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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2,848,500/4,444,44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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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통도 많으니까 참을 필요도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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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동안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는가. 이번 생조차도 순탄치만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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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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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한낱 미물이 감히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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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피스토가 수 미터는 족히 되는 거대한 박쥐 날개를 펴보지만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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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날개 접어 병 옮기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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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카이젠식 하늘베기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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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없이 커진 검날이 예리하게 천막을 베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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맥없이 땅으로 떨어진 악마에게 다가간다. 검까지 바닥에 땡그랑 버려버리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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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 꽉 악물어라. 누구 대신 맞는다 생각하면 억울하지는 않을 거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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쾅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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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먹에 오러가 잔뜩 쌓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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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로 이를 분출하니 땅이 파일 정도로 악마의 머리가 파묻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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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크어어억! 그만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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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같잖은 고아원 놈들이 되도 않는 수작을 부린 것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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쾅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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굉음에 파묻힌 중얼거림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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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없이 악플을 달던 사람들, 아카데미 면접에서 무시당했던 일, 대책없는 게임사,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과 어머니를 가둔 단체들까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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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세상에서만 25년이라는 경험을 가진 나메가 이제껏 참아오기에는 더없이 힘든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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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나 감정이 주체되지 않는 몸으로 얼마나 계속 참아왔던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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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그 울분을 모두 주먹에 담아 계속해서 악마의 육체를 두들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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쾅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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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*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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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이젠 제국력 1107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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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만 그만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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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륙에서 가장 고귀한 이들을 가르치는 영예를 안게 된 바스티옹 후작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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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영광은 개뿔...!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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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감정이 극에 달한 대련을 강제로 중지시키고 곧바로 쓰러진 황자들에게 달려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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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황자님 정신이 드십니까! 황자님! 당장 주치의 부르게! 빨리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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홀린 듯이 비무장에서 펼쳐진 대련을 바라보고만 있던 시비들이 뒤늦게 발을 움직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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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작의 눈이 매섭게 반대편으로 돌아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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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찌할 줄 모르고 안절부절하는 3황자와 슬며시 목검을 내려놓은 ‘문제의 황녀’. 그 표정에는 죄책감이란 일절 없어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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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작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부여잡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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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! 제가 언제 일개 대련에 감정을 실어도 된다고 했는지요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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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계에서 물러난지 오래였던 노인의 목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. 호통 칠 일이 없어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건 덤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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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후작도 어렴풋이 자신의 과오를 알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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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녀의 비범함은 이미 오래 전부터 깨닫고 있던 바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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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겨우 아홉 살 꼬마 아이가 열일곱, 열다섯의 재능 출중한 이들을 처참하게 박살 내버릴 거라고 과연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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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 제국의 소드마스터 베르스타펜 경도 감히 추측하지 못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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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스티옹 후작은 황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추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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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에스타샤 황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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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호칭에 존칭 따위는 담기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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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이젠의 이단아. 철인황제의 오점. 그것이 4황녀의 현 위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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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후작을 바라보는 고요한 눈빛에는 흔들림 하나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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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살초는 저쪽이 먼저 썼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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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녀가 퉁명스럽게 대꾸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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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알고 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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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럼 어디 한번 또 제 잘못이라고 해보시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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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번에도 4황녀 당신의 잘못입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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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째서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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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녀의 눈빛이 돌변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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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작은 헛숨을 삼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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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단순히 치기 어린 아이들처럼 분노에 휘둘리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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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내할 줄 아는 검사는 얼마나 무서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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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저 재능이 하필 황녀에게 간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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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위치를 자각하십시오.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이자 오늘의 마지막 수업입니다. 만약 이를 가벼이 여기거나 어길 생각이라면 앞으로는 검을 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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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만사는 무력 하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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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로는 뱃살 그득한 귀족의 혀놀림 하나만으로 최강의 용사가 처형당할 수도 있는 게 현실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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권력의 중심에서 온갖 풍파를 다 겪어본 바스티옹 후작은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조언을 건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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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오면서 황녀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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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부적인 재능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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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재능에 경험이 뒷받침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검수가 될 수 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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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현 시대를 풍미할, 아니 역사서에 남을 전설적인 인물로서 자리매김할 수도 있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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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모든 가정은 헛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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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스티옹 후작은 테이블 서랍을 뒤적거리다가 수일 전 받은 편지를 찾아 꺼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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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링왁스로 잘 밀봉된 편지를 뜯는 손에는 긴장감이 서려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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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귀를 찬찬히 읽어내려가는 그의 표정은 점차 굳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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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약 그녀가 이름을 떨친다면 그것은 ‘악명’쪽에 가까운 일이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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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황제의 이단아는 마왕의 씨앗이 맞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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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아이로겐 황제가 그녀에게 마법과 검을 배우는 것을 허락한 이상, 어린 황녀는 이미 더러운 정치싸움에 말려들었을 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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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그러니 후작님께서 저희를 대표하여 그 패를 소중히 써주셨으면 바랍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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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번 황위 계승전도 한두 명 죽는 거로는 끝나지 않겠구만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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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치 빠른 귀족들은 이미 저마다 생각해놓은 쪽에 줄을 대기 시작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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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할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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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황자와 3황녀까지도 계승권이 주어질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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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 어쩌면 4황녀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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