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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상현실게임의 제작 과정은 복잡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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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다이브 캡슐이 나온 이래로도 막대한 자본을 투하하지 않으면 비슷하게 베끼는 것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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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나 게임회사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건 다름아닌 ‘로열티’라는 존재에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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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오픈월드 로열티’와 ‘ASI(Artificial Super Intelligence) 로열티’는 출시 이전부터 게임의 상업성을 확신하는 것이 아닌 이상 경영진들은 주주들로부터 함부로 손대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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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픈월드 개발사는 현실 세계에서 관측한 특이점을 데이터베이스 센터로 옮겨 공간의 확장·재생성을 반복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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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동일한 물리법칙을 반영한 오픈월드가 생성되고 각각에 대해 오픈월드 개발사가 게임 제작사에게 시드를 부여하여 판매하는 방식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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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픈월드의 면적이 커질수록 지불해야하는 로열티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기 때문에,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라는 게임을 만든 웨어소프트는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그야말로 구국의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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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SI에 들어가는 로열티는 오픈월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, 이를 다루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인건비가 무시할 없는 수준이라는 게 문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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캐릭터의 조형이나 디자인은 기존에 있던 부서에서 진행시킨다 하더라도, 캐릭터의 서사, 행동원리, 판단준거, 잠재력 등은 결코 빈칸에 수치를 집어넣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었다. 그렇게 간단한 구조가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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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오아가 한차례 흥행에 성공하고 유저들의 스토리 피로도를 덜어주려고 웨어소프트가 ‘나이트메어’라는 난이도를 추가하겠다고 했을 때,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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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발 프로젝트가 끝나고 ASI 전문가들은 대거 다른 회사들로 이직하고 난 참이었으니, 기존에 남은 인력만으로도 스토리 충돌 하나 없이 엔딩까지 단축시킬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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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웨어소프트는 보란 듯이 성공해보였고, 심지어는 한 때 장점으로 손꼽혔던 과감한 스토리라인을 추가해 기존에 아쉬웠던 배경 설명을 보완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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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월오아가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토리 모드 때문이 아닌 6vs6 대전의 도입과 이스포츠의 흥행에 있었지만 빼어난 배경과 인물들도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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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나 월오아 VIP 유저 ‘냥스터콜’은 본편 스토리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아델라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이들 중 한명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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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월오아 5주년 이벤트에 참석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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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델라가 1막에서 무조건 죽었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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냥스터콜은 아델라의 외모와 성격에 매료되어 있었다. 본편에서 지젤이나 루나처럼 최종보스까지 데리고 갈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스토리 극초반부터 탈락시켜버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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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이들이 랭크에서 티어를 올리고 있을 때, 그는 필사으로 나이트메어 1/1/1 난이도에서 모든 히든 기믹을 찾아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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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문대 보스는 사실 스킵이 가능한 사실도, 보스전이 끝나고 아카데미에 되돌아가면 주요 장비들을 파밍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두 그가 발견할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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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그 어떤 수를 써도 아델라를 구해내는 건 불가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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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그는 내심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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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자신이 모르는 아델라를 살릴 수 있는 히든 루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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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... 거기에는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만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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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발진 중 한명이 마이크를 잡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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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사실 나이트메어를 직접 플레이해보셨으면 제가 지금부터 하는 말이 신빙성 있게 들리지는 않으시겠죠. 그래도 말씀을 드려보자면 아델라는 이 난이도를 접하시는 유저분들을 위한 일종의 튜토리얼 NPC로 기획했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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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내가 술렁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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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다양한 트롤짓을 일삼으며 게임의 난이도를 한층 올려버리는 존재였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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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실제로 천문대 보스까지는 아델라의 도움을 받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클리어하실 수 있었을 겁니다. 처음부터 쉽게 죽어버린다면 나이트메어에 적응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나이트메어의 초반 진입장벽을 덜어주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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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까지는 타당한 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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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아델라가 천문대 보스를 격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본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진정한 ‘전투’ 시스템을 깨우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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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제가 아까 오전에 대답해드린 질문을 다시금 꺼내올 필요가 있겠네요. 못 들으신 분들도 계실 테니 나이트메어에만 ‘페널티’ 요소를 강제도입한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.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사측의 역량 부족도 분명 있었겠지만, 오픈 월드의 기술적 특성상 많은 ASI를 담아낼 수 없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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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나 월오아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상당한 수의 ASI들이 월드에 존재했다.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, 초고지능 사고가 가능한 ASI의 수만 해도 일백이 넘어간다고 덧붙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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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억지로 수를 늘리다보니 여기서 문제가 생겼는데 나이트메어 난이도에서는 월드 리셋을 반복했을 때 AI의 자유도를 제어하는 모듈에 조금씩 변형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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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럼 난이도가 조금씩 올라간다고 체감이 되는 게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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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자유도의 향상 때문이겠죠. 저희 사내 개발진들의 실수인지, 아니면 오픈월드의 근본적인 호환성 문제인지는 아직까지도 원인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습니다만, 아무튼 이 때문에 보스몹의 경우 처음에 설정되었던 난이도보다 지나치게 강해지는 케이스가 생겨 이를 방지하고자 번거롭지만 페널티 요소를 도입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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플레이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나이트메어로 돌입하기 직전으로 넘어와 모듈을 정비한 채 아예 처음부터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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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했으면 되지 않았나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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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아, 아예 세이브포인트가 없는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만들자?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... 하지만 그건 그동안 저희 웨어소프트의 기본 신조와 너무 다른 방향이기도 하고, 가뜩이나 어려운 메피스토와의 전투에서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면 유저분들께도 아마 그게 더 고역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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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되도록 한 번만에 클리어하도록 유도는 하되, 한두 번의 기회는 주자는 게 취지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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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아델라랑은 무슨 상관이 있었나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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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델라는 특히나 자유도 제어 모듈에 크게 영향을 받는 NPC였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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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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툭툭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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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심성의껏 답변해주던 남성은 옆자리 여성이 손짓을 하자 그녀에게 들고 있던 마이크를 넘겨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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번역 마법이 제대로 작동되는 걸 확인한 그녀는 굳게 닫혀있었던 입을 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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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제가 첨언해서 설명드릴게요. 사실 아델라는 초기 스탯이 워낙 낮은지라 웬만해서는 1막에서 탈락되는 경우가 많아 저희도 큰 신경은 쓰지 않았습니다. 그런데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만약 그녀가 2막까지 살아남아버린다면 그 이후로 지나치게 뛰어난 전투 역량을 선보여 전체적인 게임 밸런스를 해쳐버리는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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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, 그럼 당신들 말대로 ASI의... 그 뭐냐... 잠재력 수치를 조절하면 되는 일이잖아요? 스토리를 조정할 게 아니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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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뭔가 이런 자리에서 말씀드리게 되어서 면목이 없습니다만, 저희가 계약한 ASI에는 제한이 있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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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제한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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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러니까. 한마디로 말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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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입을 다문 여성. 그녀는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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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모든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어야만 했었던 아델라를 만들기 위해, 가장 높은 잠재력 수치를 가진 최종보스 메피스토에 적용된 ASI를 그대로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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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영상공유 - ‘냥스터콜’님이 100,000으로 공유해주셨습니다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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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러니까 아델라의 AI는 메피스토펠레스의 AI와 동일하다는 거네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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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와 반전 ㄷㄷㄷㄷㄷㄷㄷ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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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결국 돌고돌아 얘가 흑막이었네?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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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개소름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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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이건 트리위키에도 없던 내용이었는데 뭐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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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1막에서 죽는데 어떻게 부할함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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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소오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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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레전드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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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록리인줄 알았는데 나루토였어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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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ㄹㅇ 식스센스급 반전이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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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레게노다 진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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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AI가 아니라 ASI? 어쨌든 영상에서 말하는 ASI에 대해선 자세하게 모르겠지만, 결국 개발부서가 터져버리면서 새로운 ASI를 만들지 못해 기존의 것을 재활용했다. 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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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‘냥스터콜’님이 5,000원 후원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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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네 맞아요 ㅠㅠㅠㅠ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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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델라를 끝까지 살려둘 수 없었던 제작사는 마침 악마의 강림에는 육체가 필요하다는 설정도 있겠다, 둘이 ASI도 동일해 크게 바꿀 것도 없겠다 싶어 스토리상 아델라를 메피스토의 제물이라는 설정을 도입해 없애기로 결정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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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 와중에 냥스터콜 왜케 잘생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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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비율도 모델급이네 시불거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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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럴 리가 없어! 분명 우리와 같은 방구석 파오후 개백수여야만 해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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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이게 월갤러 평균...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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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잘생기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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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존잘이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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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저 얼굴 가지고 인생 낭비하고 있네ㅋㅋㅋㅋㅋㅋ 그럴 거면 나 주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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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진짜 인생을 낭비하는 건 누군지 다시 생각해보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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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(매니저3) 일반인 언급 시 차단 대상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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침대에서 세상 모르게 곯아떨어진 아델라를 안쓰럽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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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근데 이제 어떡함? 계정 영정 먹는 거 아니야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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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영정을 왜 먹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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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원래 무조건 죽어야 하는 캐릭터라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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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아델라 지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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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지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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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무조건 지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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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이라도 꾸는 건지 입맛을 쩝쩝 다시기까지 한다. 꿈 속에서 츄르라도 먹고 있는 걸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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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를 단순히 가상의 인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AI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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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록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가 모조리 거짓된 것이라고 하더라도, 이제껏 함께 쌓아왔던 추억만큼은 모두 진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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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은 많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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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청자로부터 웨어소프트의 개발 비화를 들었어도 갑자기 모든 회차에서의 기억이 전부 돌아온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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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순히 버그인걸까, 아니면 이조차 개발진들이 의도한 바였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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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흘러들어가는 기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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꼬르륵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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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만에 머리를 많이 쓰니 허기가 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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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템샵에서 구비해두었던 당근이 남아 그거라도 아삭 베어물었지만, 역시 가상현실은 가상현실인만큼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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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방송 시간 – 7:39:18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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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청자 수 – 21907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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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이렇게나 오래 했었나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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캡슐 밖으로 나가면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할 때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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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깐 게임을 일시정지하고 대충 끼니를 챙겨먹어야 할 것 같았다. 그래야 포션을 한번에 몰아먹었을 때 탈이 덜 나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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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음냐아... 냐앙... 당그니가 시러엉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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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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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졸귀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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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냥스터콜 센세... 이제야 당신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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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당근 더 가져와! 아니 다 가져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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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죽어도 여한이 없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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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성불했네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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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화장 다 지워졌는데 왜 더 이뻐보이냐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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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게 사랑이니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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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와중에 동기화된 미각을 깜빡하고 해제를 안 했는지, 아델라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투정을 부리는 꼴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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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맛있는데, 당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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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삭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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