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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 꿈을 꾸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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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길을 잃어 산을 헤매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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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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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도, 땅도, 나무도 온통 무채색으로 풍경의 비현실성을 더해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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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붉은 보름달이 불길하게 세상을 비추었다. 아니다, 빛이 들어오는 건 오로지 내 주위 뿐이었다. 나는 온몸으로 붉은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아내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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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작정 산을 달려 내려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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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기하게도 위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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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했었고, 절벽에서 떨어지기도 했었지만, 그때마다 나는 산 정상에 되돌아가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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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주저 앉으려고 할 때, 산 정상에 돌연 문이 하나 생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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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나머지 내 손은 자석에 이끌리듯 문고리를 잡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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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근거렸던 감정이 무색하게도 달칵하고 쉽게 열려버린 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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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 너머로 익숙한 정경이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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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내 방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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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도 찾아보지 못할 나만의 방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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벽도, 창문도 존재하지 않아 한 치의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은 내가 있는 장소와 어떠한 문으로 이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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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기도 마나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이 방 내부를 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잠시 고민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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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도 잠시, 방 한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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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지도 듣지도 못했지만, 분명 내 감은 저기에 한 아이가 있다고 명백하게 알려주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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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를 인식한 순간, 방이 환하게 밝혀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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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꿈 속의 나는 무심하게도 울고 있는 아이를 매정하게 내버려두고, 방 안을 찬찬히 감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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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사진이 벽지를 대신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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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지럽게 얽혀 있는 사진 하나를 툭 떼서 물끄러미 살펴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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환하게 웃고 있는 고깔모자를 쓴 붉은 머리 소녀가 하나, 그 옆에 있는 순박하게 생긴 갈색머리의 소년에게선 난처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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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엔 다른 사진첩이 내 손으로 날아왔다. 마치 자신의 것도 봐달라는 것처럼 떼를 쓰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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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첩이라 말한 이유는 사진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였기 때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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꽤나 두툼한 두께를 가진 사진첩의 중간장을 아무렇게나 펼쳐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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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인이 날카로운 칼로 한땀한땀 깎아낸 듯한 턱선과 긴 속눈썹 아래에 짙은 음영이 드리워진 모습의 남성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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왼쪽 엄지로 종이를 넘기면 소년은 점차 어려졌고, 오른쪽 엄지로 종이를 넘기면 소년은 나이를 먹으면서 눈매에 깊이가 담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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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가 어릴 때의 사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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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와 비슷한 곱슬머리의 소녀가 언제나 그의 곁에서 뛰어놀고 있었다.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, 서로에게 서로가 없으면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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탁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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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석에 있던 아이가 별안간 내 손을 잡고 사진첩을 덮어버림으로써 더 이상의 감상을 제지시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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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리도리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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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선 고개를 세차게 저었는데 그때마다 흔들리는 금색의 머리칼이 내 팔을 찰싹 때려 따가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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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웃음이 나온 나는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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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랜만이야. 나의 질투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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끄덕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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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고개를 위아래로 한번 까닥하는 걸로 인사를 대체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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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정하기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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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전: 대뇌피질 재구성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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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상위시전: 외측중격(lateral septum) 활성화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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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호화: 뉴로텐신 수용체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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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고유마도 – 에스타샤 류 제2식(式) - Schadenfreude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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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*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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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 더러운 촉수의 정체가 뭔가 했더니 결국 타르 덩어리였잖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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괴물의 감정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, 적어도 그의 눈빛에서 당황이라는 감정만큼은 확실히 읽어낼 수 있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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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왜? 네가 쓰던 걸 뺏기니까 기분이 안 좋아? 막 화나고 그래? 난 네가 그랬으면 좋겠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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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■■■■■& %^$#$ 진 크로니클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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괴물과 똑같은 검은 촉수들이 내 등에서 뿜어져 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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팔딱거리는 문어의 다리들을 하나씩 촉수로 지워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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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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쾅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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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의 무기가 하나씩 땅에 내리꽂힐 때마다 칠판을 긁는 듯한 비명을 내지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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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면 이건 어떤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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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■■■■■& %^$#$ 진 크로니클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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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침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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째깍째깍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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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을 짓누르는듯한 마류가 거세게 한 점으로 응축되었을 즈음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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똑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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딱- 똑딱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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똑딱똑딱똑딱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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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잉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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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가 생전에 시전했던 마법이 똑같은 방식으로 그에게 되돌아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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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른 빛의 광선이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기둥을 만들어 괴물의 복부를 관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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충격의 여파에 멀리까지 날아가버린 괴물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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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구멍이 뚫린 모습을 보고 황홀감에 젖을 것만 같다. 들썩이는 어깨가 주체되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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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%$@%^$^%$^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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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아- 그래 더어! 난 네가 더 절망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, 당장 감정의 편린을 드러내. 네게서 모든 걸 빼앗아가버린 나를 보고 무력감에 빠진 표정을 보여줘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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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족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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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정의 장독대의 밑바닥은 전부 깨져있어서 폭포와도 같은 절망이 필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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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레밀리아 아세파이트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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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전: 헬파이어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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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현재 월계수로는 시전할 수 없는 마법입니다. 하위 마법인 열전달로 대체됩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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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두운 하늘에 붉은 꽃이 개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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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개한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와 불씨를 퍼뜨리고, 그 불씨가 다시 촉매제가 되어 대지를 붉게 물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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검은 액체에 불이 옮겨붙자 그제서야 들어줄만한 소리가 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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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잠깐만...! 필멸자여... 대화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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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! 그렇게 나와야지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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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동안 말을 못하는 척하다가 위기에 몰리니까 기어 오르는 모습을 보아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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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성이 낮아진 괴물은 엄청난 기세로 검은 구정물을 바닥에 넓게 흐트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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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체마저 바닥과 동화되려고 하는지 발부터 흐물흐물해지며 마치 빠져 들어가는 늪처럼 점차 형체를 잃어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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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클라우스 네스트로 바나포트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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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신체강화술: 가이아의 포용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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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현재 레벨에 부적합한 오러술입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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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현재 월계수로는 시전할 수 없는 오러술입니다. 대체적 수단으로 스탯 보정이 이루어집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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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error 0x00f402b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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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이 정지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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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기에도 끈적거리는 점성이 부여된 듯, 움직임이 느려지고, 판단이, 뇌리에서 보내는 전기신호가, 세상 만물이 굼벵이가 되어버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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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서고 육체 능력이 극대화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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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천번, 아니 수만번을 휘두른 주먹이 괴물의 미간에 직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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뿌드득 소리를 내며 괴물의 육체가 거품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땅에서 분리되고 구정물이 솟아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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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커흑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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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냐! 부족해! 더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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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쉽다. 부족하다. 아직도 목말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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멈출줄 모르는 폭주기관차처럼 샤덴프로이데가 끝없이 새로운 마법진을 낳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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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 재현하려는 건 상당히 위험한 마법인데, 뭐 괜찮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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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히아센 루미노스 데 카이젠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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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전: 레 카이젠 파밀리아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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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알 수 없는 명령어입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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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Run-time error ‘492 at 0x00f14ec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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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이젠 제국을 수호했던 88개의 마방진이 병렬로 전개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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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소라면 시간적 제약 조건 때문에 혼자서의 힘으로는 동시 캐스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마법일지라도 샤덴프로이데는 이를 가능케 해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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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계수의 제약이 마법의 전개를 기필코 방해하려 하지만, 샤덴프로이데로부터 전개된 ‘레 카이젠 파밀리아’의 영속성과 비분리성이 이와 첨예하게 대립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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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순간 제약으로부터 빠져나온 하나의 마방진에서 늑대 신수의 아가리가 소환되어 입을 쩍 벌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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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운 수천 개의 뾰족한 이빨들이 진 크로니클의 육체를 잘근잘근 씹어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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씹히는 건 육체뿐만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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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래가 크릴새우와 플랑크톤을 먹으려고 한번에 7만 리터의 물을 머금듯이, 주위의 모든 땅을 통째로 입에 담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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땅이 쩌저적 갈라지고 경계선에 있던 나무와 건축물들이 우지끈 부러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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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악마의...! 악마의 강림은 필연적일지어니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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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으으... 그래 이거야! 넘흐 져아... 전부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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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근잘근 씹혀대기 바쁜 괴물의 괴성소리가 볼륨을 점차 줄여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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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■■■■■& %^$#$ 진 크로니클의 체력 재생력이 300% 증가합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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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9471/666666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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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39720/666666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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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Error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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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따금씩 그는 체력이 회복된 틈을 타 마력폭풍을 일으키며 마법진의 무력화를 노리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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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남은 촉수가 최후의 저항을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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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의 촉수에서 수천개의 곁가지가 갈라져나와 하늘을 뒤덮었다. 가로등과 달밤의 불빛을 모두 삼켜버릴 기세로 쏘아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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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복제: 발럼 베나온스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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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월하만조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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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로니클의 촉수가 유리창에 부딪힌 비둘기처럼 팍- 하고 튕겨져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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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두드리고 찔러대도 무형의 원형 돔은 절대로 깨지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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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 잡으려고 마음 먹었으면 적어도 그년처럼 처음 보는 마법으로 가져왔어야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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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■■■■■& %^$#$ 진 크로니클의 체력 재생력이 ??00% 증가합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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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8293/666666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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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HP: 59281/666666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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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Error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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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생과 파괴를 반복하는 구정물은 더 이상 사람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형체가 망가져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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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이 땅에서 꾸물꾸물 솟아오를 때마다 발로 지그시 밟아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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끈적끈적한 타르가 신발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도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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육체를 탐하려는 강한 원념에 소름이 끼쳐 순간적으로 고인 웅덩이에 신발을 내던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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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글보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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격렬한 거품이 일어나며 신발이 산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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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최후를 감상하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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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죽음을 극단적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. 생명의 월계수를 소중히 껴안아 품에서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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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까지 흘러나오는 감정을 천천히 음미하니 더없는 포만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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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악은 언제나 환영이야. 희망이 보일수록 불행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법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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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 그래 노나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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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■■■■■& %^$#$ 진 크로니클의 체력 재생력이 ????% 뭵뛠먍샭햞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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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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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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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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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아카데미 부학장 · 진 크로니클을 격파하였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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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이미 처리된 명령입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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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system: 비정상적인 접근입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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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Error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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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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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1부: 렘넌트 아카데미 침공 작전 END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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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부: 영겁의 일도, 야상곡의 기담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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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페널티가 초기화되었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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