Initial commit: Novel Agent setup
- Add 3 AI agents (writing, revision, story-continuity specialists) - Add 4 slash commands (rovel.create, write, complete, seed) - Add novel creation/writing rules - Add Novelpia reference data (115 works, 3328 chapters) - Add CLAUDE.md and README.md 🤖 Generated with [Claude Code](https://claude.com/claude-code) Co-Authored-By: Claude Opus 4.5 <noreply@anthropic.com>
This commit is contained in:
370
content/references/novelpia/156911/146.md
Normal file
370
content/references/novelpia/156911/146.md
Normal file
@@ -0,0 +1,370 @@
|
||||
|
||||
배서진 교수는 자신의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날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.
|
||||
|
||||
암암리에 족보나 꿀팁 등이 선후배들 사이에서 전수되어 퀄리티가 크게 떨어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, 이걸로 시간상의 이득을 보았으면 더욱 나은 산출물이 나와야만 했다.
|
||||
|
||||
그녀의 고민을 들은 나는 간단한 제안을 했다.
|
||||
|
||||
학생들이 만든 완드의 단점들을 낱낱이 까발려줄 테니까 학생들과 대련을 할 기회만 만들어달라고.
|
||||
|
||||
머리가 똑똑한 사람답게 배 교수도 꾀를 부렸다.
|
||||
|
||||
완드의 시범평가를 내게 넘기고, 대신 대련의 기회를 주어 성적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.
|
||||
|
||||
배서진 교수는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성적을 잘 줄 생각이었지만, 학생들의 위기감을 고취시킴으로써 평생 잊지 못할 수업을 선사할 셈이었다.
|
||||
|
||||
악랄한 발상이 역시 교수답다.
|
||||
|
||||
영문도 모른 채 C와 D 폭격을 받을 거라고 지레짐작한 학생들은 기회를 한 번 더 준다는 희소식에 완드를 수리하고 보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.
|
||||
|
||||
“나메, 뭐해요?”
|
||||
|
||||
“증인이 필요해서요. 가뜩이나 고위직 자제분들 많으신데 나중에 보복하려고 들면 큰일나잖아요.”
|
||||
|
||||
“에이 애들인데 뭔 보복까지야! 걱정 안 해도 돼요. 다들 착해 착해.”
|
||||
|
||||
음대생들보다 더욱 금수저인 친구들이 이론마법학과 학생들이다.
|
||||
|
||||
전생에도 내게 대련을 청하는 이들은 많았는데, 내게 패배를 당한 이들은 분풀이로 뭐 공작이니 백작이니 가문까지 총동원해 언제나 주변을 헤집곤 했다.
|
||||
|
||||
안전장치는 많을수록 좋다.
|
||||
|
||||
[NoName]
|
||||
|
||||
[Just Chatting – 한국대 도장깨기]
|
||||
|
||||
[방송 시간 - 0:02:39]
|
||||
|
||||
[시청자 수 – 4910]
|
||||
|
||||
그나저나 방송도 방송대로 문제이다.
|
||||
|
||||
게임 말고는 마땅한 컨텐츠가 없어 시청자들을 보기도 애매했다.
|
||||
|
||||
나는 언제나 말주변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.
|
||||
|
||||
즉석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스트리머들을 보면 가끔 그 능력이 부러워질 때가 있다.
|
||||
|
||||
차일피일 미루는 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점점 방송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곡성을 내는 것도 안쓰러웠다.
|
||||
|
||||
심심하니까 방송을 켜야겠다. 그런데 방송을 할 소재가 없네. 나중으로 미뤄야지.
|
||||
|
||||
마치 가위바위보처럼 맞물린 의식의 흐름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온 것이다.
|
||||
|
||||
“가위 바위 보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은 뭘까요?”
|
||||
|
||||
-방송 켜고 첫마디가 가위바위보ㅋㅋㅋㅋㅋ
|
||||
|
||||
-너무 어지러워요,,,
|
||||
|
||||
-여긴 어디야 나메야?
|
||||
|
||||
-나 너무 추워... 나메 없는 세상은 얼어붙었어...
|
||||
|
||||
-선생님 제발 생방 끄지 말아주세요ㅠㅠㅠ 선생님 제발 생방 끄지 말아주세요ㅠㅠㅠ
|
||||
|
||||
-어? 여기 우리 학교 체육관인데?
|
||||
|
||||
-한국대? 저 사람들은 누고?
|
||||
|
||||
-그래서 이기는 방법이 뭔데!!!!! 알려주고 가!!!!!
|
||||
|
||||
“음... 여기가 어디냐면 한국대 김웅첨단체육관이라는 곳이에요. 김웅이라는 분께서 150억을 기부하셔서 지어진 최첨단 시설이죠. 벽면과 천장, 그리고 바닥에는 전부 방마나 처리가 되어 있고.”
|
||||
|
||||
-그래서 가위바위보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냐고!!!!!
|
||||
|
||||
-‘가위바위’ 할 때 미리 가위내고 있다가 ‘보!’할 때 보자기내면 심리상으로 무조건 이김.
|
||||
|
||||
└ 너 천재냐?
|
||||
|
||||
└ 그러네 상대는 본능적으로 주먹이 내지네ㅋㅋㅋ
|
||||
|
||||
-선생님 요즘 한국대에서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!
|
||||
|
||||
-설마 진짜 입학이라도 한 거임?
|
||||
|
||||
“말해도 상관없나? 입학 그런 건 아니고, 한국대 홍보대사로 오늘 막 뽑혔어요. 되게 뜬금없긴 한데 저보고 홍보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렇게 다양한 수업을 체험해보고 있습니다.”
|
||||
|
||||
아직 저쪽은 준비가 덜 됐나?
|
||||
|
||||
긴급수복 스크롤로 멋지게 완드를 치켜든 남학생은 곧바로 다른 여학생에게 머리채가 잡혀 끌려갔다.
|
||||
|
||||
보완할 게 많은데 먼저 나서면 어떡하냐고 잔소리가 아무튼 심했다.
|
||||
|
||||
역시 이론마법학과 학생들답게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몸에 배어있었다.
|
||||
|
||||
[‘한화가을야구기원’님이 1,000원 후원!]
|
||||
|
||||
-헉...! 그럼 저 사람들 다 이법과 학생들인가요?
|
||||
|
||||
“그렇죠. 복수전공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과는 다 같아요.”
|
||||
|
||||
-캬
|
||||
|
||||
-한국대 이론마법학과 ㄷㄷㄷㄷ
|
||||
|
||||
-졸업하자마자 초봉 1억을 보장해주는 학과가 있다?
|
||||
|
||||
-근데 한국대 홍보 웨핢?
|
||||
|
||||
└ ㄹㅇㅋㅋ
|
||||
|
||||
└ 아 우리가 한국대를 몰라서 안 갔던 거냐고ㅋㅋㅋㅋㅋ
|
||||
|
||||
-우와 한국대가 이런 학교였군요!!! 꼭 한번 원서 넣어봐야겠습니다!!!
|
||||
|
||||
-우리 킹갓트수들은 지금까지 몰라서 안 간 거긴 하지 ㄹㅇㅋㅋ
|
||||
|
||||
-다들 ㅈㄴ 똑똑해보인다
|
||||
|
||||
└ 칭찬임 욕임?
|
||||
|
||||
└ 당연히 욕이지
|
||||
|
||||
-아카데미 1황들 ㄷㄷㄷㄷㄷ
|
||||
|
||||
“아 곧 시작하려나보네요. 시청자 여러분들이 심판이에요. 잘 지켜봐주세요.”
|
||||
|
||||
한 팀이 납땜 비스무리한 작업을 마치고 교수에게 가서 최종 컨펌을 받고 있었다.
|
||||
|
||||
-???
|
||||
|
||||
-아니 뭘 하려는 건데!
|
||||
|
||||
-제발 설명해주고 뭘 해줘.ㅋㅋㅋㅋㅋ
|
||||
|
||||
-저번처럼 막 산 타면서 구렁이 잡지나 말고!
|
||||
|
||||
└ 그거 천연기념물이었다매?
|
||||
|
||||
-나메나메야 네가 뭘할지 나 벌써부터 너무 두려워...
|
||||
|
||||
-선생님 제발 자중하십시오.
|
||||
|
||||
└ 선생님(아장아장)
|
||||
|
||||
└ 선생님(뚜방뚜방)
|
||||
|
||||
-진짜 너무 귀엽다 노나메... 너란 여자...
|
||||
|
||||
└ 미친놈.. 미친놈...
|
||||
|
||||
“여러분은 마법대련을 아시나요? 몸에 방벽 두르고 싸우는.”
|
||||
|
||||
-ㅔ
|
||||
|
||||
-그걸 모르면 간첩이죠.
|
||||
|
||||
-그러고보니 올해 아카데미 대항전도 얼마 안 남았네
|
||||
|
||||
└ 10월인데 한참 남았지...
|
||||
|
||||
-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지 나메나메야?
|
||||
|
||||
-나도 마법만 쓸 줄 알았어도ㅠㅠㅠㅠㅠ
|
||||
|
||||
-방벽 있어도 누가 내 얼굴에 주먹 휘두르면 개무서움.
|
||||
|
||||
-요즘은 물방/마방 몇 대 몇으로 만드나?
|
||||
|
||||
└ 아니 님아 그건 게임 용어고요ㅋㅋㅋㅋㅋㅋㅋ
|
||||
|
||||
└ ㅋㅋ 되게 직관적이긴 하네 물리 방어력, 마법 방어력
|
||||
|
||||
└ 한 3:7?
|
||||
|
||||
└ 세상 많이 좋아졌네,,, 나 때는 1:9라서 주먹으로만 싸웠어야 했는데,,,
|
||||
|
||||
└ 1:9면 마법이 아예 안 통하겠네ㅋㅋㅋㅋㅋ 진짜 야만의 시대에 살았냐?
|
||||
|
||||
“일단 룰은 간단해요. 완드의 구조와 이해 수업의 일환으로 언니 오빠들이 각자 완드를 만들었어요. 각 조의 대표는 그걸 가지고 저와 마법 대련을 할 거예요.”
|
||||
|
||||
[‘2D는 생명이다’님이 10,000원 후원!]
|
||||
|
||||
-나메나메야 그건 말이 안 된다. 한국대 이법과를 그것도 마법 대련을 무슨 수로 이길 건데ㅋㅋㅋ
|
||||
|
||||
-저 중에 무조건 아카데미 대항전 우승자 있다에 내 300렙 월오아 계정 걺.
|
||||
|
||||
-ㄹㅇ 한명 한명이 최소 자기 아카데미 대표였을 텐데ㅋㅋㅋㅋ.
|
||||
|
||||
-님들 대항전이 머에여?
|
||||
|
||||
└ 이것도 모르면 대체 얼마나 잼민이라는 거냐?
|
||||
|
||||
-그럼 나메는 뭘로 싸워요?
|
||||
|
||||
“공통룰은 2서클 이하 마법만 사용하기로 했고, 뭐 당연하지만 완드를 평가하는 수업이니만큼 핸즈프리(완드만을 사용하는) 대련이니까 시전은 손이 아니라 완드로만 하기로 했어요.”
|
||||
|
||||
사실 저 장난감 완드만 써서 대련하는 것도 이미 상당한 페널티를 안고 시작하는 거다.
|
||||
|
||||
“제 완드가 좀 좋은 거다 보니까 벌써 제가 많이 유리하긴 한데... 뭐 굳이 저쪽에서 핸디캡을 준다고 하네요. 직접타격도 일절 안 하겠다고 했고.”
|
||||
|
||||
그럼 남은 방법은 오러를 둘러 주먹다짐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건데 이조차도 안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내쪽이 크게 유리했다.
|
||||
|
||||
“제 완드요? 이거예요, 한번도 안 보여드렸나.”
|
||||
|
||||
천교수가 생일선물로 사준 스위스제 간이 연성진 작성기.
|
||||
|
||||
3천만원을 호가하는 매우 값비싼 제품이다.
|
||||
|
||||
내가 방송 카메라 앞에 꺼내보이자 채팅의 물살이 두 배는 빨라졌다.
|
||||
|
||||
-헉...!
|
||||
|
||||
-딱 봐도 명품 아님?
|
||||
|
||||
-아 템빨이면 인정이지ㅋㅋㅋ
|
||||
|
||||
-근데 수업 겨우 두 달 듣고 완드를 만들어낸다는 게 사람이냐?
|
||||
|
||||
└ 이래서 한국대 이법과 이법과 하는 거지.
|
||||
|
||||
멀리서 헤벌레하고 날 바라보는 이들도 휘둥그레 눈을 치켜떴다.
|
||||
|
||||
확실히 어린이가 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제품이긴 하지.
|
||||
|
||||
키즈 에디션이 자주 나오는 대중적 명품 오메가나 롤렉스와는 달리 이건 전문가용에 가까운 제품이다.
|
||||
|
||||
특히 ‘회상’ 시리즈는 편의성을 줄인 대신 보조기능이 다양하다는 점도 한몫했다.
|
||||
|
||||
[‘가정파괴자엄준용’님이 1,000원 후원!]
|
||||
|
||||
-개미쳤다 IWC 샤프하우젠 ㄷㄷ 근데 누가 사줬어요?
|
||||
|
||||
[‘공룡 정글’님이 3,000원 후원!]
|
||||
|
||||
-혹시 스위스에서 사준 거 아님...?
|
||||
|
||||
-????????
|
||||
|
||||
-스위스가 갑자기 왜 나와.
|
||||
|
||||
-님 위대한 세대 기밀문서 모름?
|
||||
|
||||
-헉헉ㅎㄱ헣겋거헉허겋거
|
||||
|
||||
-벌써 밑작업 준비한 거야?
|
||||
|
||||
-근데 진짜 신빙성 있는데...
|
||||
|
||||
-아니 한국은 대체 뭐하고 있어!
|
||||
|
||||
-저거 공짜로 받으면 나라도 스위스로 가겠다ㅋㅋㅋㅋㅋ
|
||||
|
||||
-설마 가는 거 아니지? 아니지? 계속 아시아 서버에 남아줄 거지?
|
||||
|
||||
“아 이제 준비 끝나서 시작해도 된다네요. 그럼 시합 재밌게 즐겨주세요.”
|
||||
|
||||
[‘아득바득까득이득’님이 20,000원 후원!]
|
||||
|
||||
-누구한테 받았는지 알려주고 가! 아니 알려주세요 선생님!
|
||||
|
||||
* * *
|
||||
|
||||
강북의 알테어 아카데미 차석 졸업 ‘신연호’.
|
||||
|
||||
중등부 시절 세피론 아카데미와 치렀던 아카데미 대항전을 우승시킨 장본인.
|
||||
|
||||
그는 학업성적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부모와 선생의 권유로 진로를 이론마법학과로 전향하였다.
|
||||
|
||||
하지만 대련의 꿈을 버리지 못해 결국 전국체술대회에 몰래 참여하게 되었고, 고등부 2학년임에도 선배들을 짓누르고 8강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해냈다.
|
||||
|
||||
아무런 준비도 없이 출전한 대회에서 무려 8강이다.
|
||||
|
||||
마법을 다루는 재능은 물론이고 철학과 학생들 상대로도 오러 활용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니 일대일 대련에서만큼은 이론마법학과 내에서도 최강 소리를 들었다.
|
||||
|
||||
교수가 평가 방법을 완드를 활용한 대련으로 바꾸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웃음지은 건 신연호였다.
|
||||
|
||||
‘역시 꼬맹이 너도 나랑 같은 부류의 사람이었구나.’
|
||||
|
||||
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지는 대련에서밖에 느낄 수 없는 즐거움과 황홀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기들이 안타까웠다.
|
||||
|
||||
비록 같은 아카데미 출신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한국대에 입학할 아이의 선배로서 대련이 뭔지 제대로 가르쳐줄 생각이었다.
|
||||
|
||||
그녀가 갑자기 개인방송을 켜기 전까지는 말이다.
|
||||
|
||||
“핸즈프리 말고는 그럼 완전 프리룰로 하시는 거죠? 캐스팅 자유, 직접 타격 자유.”
|
||||
|
||||
“야! 큰일날 소리를 하고 있어!”
|
||||
|
||||
여자. 초등학생. 8살. 테러 피해자.
|
||||
|
||||
그리고 국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아이.
|
||||
|
||||
수천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대체 누가 그녀에게 주먹을 휘두를 수 있을까?
|
||||
|
||||
“왜요?”
|
||||
|
||||
나메가 전혀 모르겠다는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니 신연호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.
|
||||
|
||||
“너만 프리룰로 해. 난 이 완드만 써서 공격할 테니까.”
|
||||
|
||||
“저한테 주먹 써도 진짜 상관 없는데.”
|
||||
|
||||
“나메야 제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...! 날 여기서 매장시킬 생각인 거야?”
|
||||
|
||||
주먹은 무슨, 어깨를 내빼는 시늉이라도 했다간 바로 다음 날 언론에서 대서특필 될 것이 뻔했다.
|
||||
|
||||
신연호의 머릿속에서 기레기들의 기깔난 제목이 몇몇 떠올랐다.
|
||||
|
||||
‘8살 아이에게 진심전력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한국대 학생. 성적만 좋으면 한국대 프리패스?’
|
||||
|
||||
‘엘리트들의 인성교육 이대로 괜찮은가? OO클랜 자녀들의 겁 없는 행패 계속 이어져.’
|
||||
|
||||
주먹보다 펜이 더 강한 시대이니만큼 자중할 필요가 있었다.
|
||||
|
||||
반면 나메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쩝 다셨다.
|
||||
|
||||
교수가 강당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대련 룰을 설명하는 동안, 나메와 연호는 몸에 방벽을 두르기 위해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.
|
||||
|
||||
대기실은 강당보다는 깜깜했다.
|
||||
|
||||
밝은 LED 형광등 대신 은은한 빨간색 조명이 이들을 맞이해주었다.
|
||||
|
||||
방 중앙에는 성인 몸집만 한 커다란 수정구가 안치되어 있었다.
|
||||
|
||||
때로는 투명한 다이아몬드 같기도 하고, 때로는 붉은색 빛깔을 띠는 것 같기도 한 수정구에 두 사람이 양쪽에서 오른손을 갖다 대었다.
|
||||
|
||||
[Access Approved: 이론마법학과 배서진 교수]
|
||||
|
||||
[평균출력: 5000kE]
|
||||
|
||||
[소립자 : 마립자 = 2 : 8]
|
||||
|
||||
천천히 고밀도 에너지가 몸을 휘감는 동안 나메는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을 하였다.
|
||||
|
||||
그런 귀여운 모습이 괜히 기특해 보였던 연호가 웃으며 말했다.
|
||||
|
||||
“나메 학년에서는 누가 제일 세? 혹시 나메가 일짱인 거야?”
|
||||
|
||||
“네?”
|
||||
|
||||
“대련 말이야. 학년 대련 순위가 나오잖아.”
|
||||
|
||||
“세피론 아카데미는 4학년부터 대련 수업이 있어요.”
|
||||
|
||||
나메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. 별 감정이 실리지도 않은 목소리였다.
|
||||
|
||||
“... 너 그러면 오늘 대련이 완전 처음이야?”
|
||||
|
||||
“뭐 그렇다고 볼 수 있겠어요.”
|
||||
|
||||
“야! 너 어쩌려고 그래! 이거 방벽 이론도 모르면 이따가 싸울 때 어떻게 하려고...!”
|
||||
|
||||
몸집이 작아 방벽 주입이 먼저 끝난 나메는 손목과 발목을 빙글빙글 돌리며 풀어주고 있었다.
|
||||
|
||||
무슨 싸움에 미친 학생인 줄만 알았더니 사실 오늘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우는 거랜다.
|
||||
|
||||
신연호는 기가 차서 뒷목을 붙잡았다.
|
||||
|
||||
그런 신연호를 바라보는 나메의 눈은 더없이 싸늘했다.
|
||||
|
||||
“제 방송 안 봤나 보네요. 구독이라도 했으면 살살 해드릴 생각이었는데 역시나 안 했겠죠?”
|
||||
|
||||
한번이라도 그녀의 월오아 방송을 시청했다면 신연호 같은 반응이 나올 수 없었다.
|
||||
|
||||
“그럼 완드가 잘 작동되기를 바랄게요.”
|
||||
|
||||
나메가 먼저 대기실을 나섰다.
|
||||
|
||||
대기실의 붉은 조명 때문일까, 길게 늘어진 소녀의 그림자가 검붉은 빛으로 불길하게 일렁였다.
|
||||
Reference in New Issue
Block a user