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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생각보다 많네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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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바글거리는 머릿수를 보며 소회를 털어놓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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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유명 스트리머들의 방송에서 1만, 2만명의 실시간 시청자들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 줌이지만, 역시 실제로 체감하는 건 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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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청자 수가 1600명인데 참여 인원이 무려 1000명에 육박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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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많은 인원이 내 프라이빗 룸에 들어갈리도 없으니까 나는 캡슐에서 지원하는 대형 세트장을 배경으로 설정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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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아이돌 스테이지 ver.1.3.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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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대에 올라서자 천장에 걸려있던 조명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비추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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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. 조명을 조금 약하게 설정할 수는 없는 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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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정을 만지작거려보다가 귀찮아서 결국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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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부터 하는 건 월드컵이라기보다는 OX퀴즈에 가까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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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나와 똑같은 답을 고르면 살아남는 단순한 게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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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구태여 이런 방식으로 매니저를 뽑는데에는 이유가 다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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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격성 문구나 도배, 악질적인 채팅들의 기준을 정해도 아슬아슬한 선타기를 하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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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일일이 매니저들에게 기준을 말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그럴 때마다 매니저들의 자체적인 판단이 중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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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론은 ‘그냥 알아서 잘 처리해라’라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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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아무래도 나와 동일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. 확률의 문제니까. 아니라면 곤란하겠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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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‘nayun1231’님이 3,000원 후원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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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전투마법을 고를 때 특별한 기준은 없나요? 일대일 상황을 가정한다든지,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한다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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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알아서 눈치껏 고르시면 됩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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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어차피 재미로 하는 건데 과몰입 오지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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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 과몰입러들 다 시참하려고 갔잖아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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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매니저 선정은 못 참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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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차피 얼마나 나와 생각이 일치하는지 보는 테스트다. 머리를 굴리면 더 힘들걸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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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전투 마법진 월드컵 32강 1/16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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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5서클 이그니스 벨룸(불의 장막) vs 4서클 글라키스 아스타(얼음 창)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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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시작부터 불과 얼음의 대결이네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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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불법 대 빙법 ㄷㄷㄷㄷㄷㄷㄷ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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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얼불춤이 따로없네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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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방장님은 얼죽아인가요 쪄죽따인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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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쪄죽따가 뭐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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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쪄 죽어도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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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난 둘 다인데 그럼 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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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라고 해서 이쪽 세계 마법의 정식명칭을 아는 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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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마법진의 구조를 보고 대충 추론해서 전생에서의 마법과 비교해보는 거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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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드컵이면 월드컵답게 마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제작자는 그런 편의성 따위 개나 줘버린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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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의 장막 대 얼음 창이 뭐야, 싼 티 나잖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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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왼쪽은 이그니스 벨룸이라고 하네요. 시전자를 중심으로 반영구적으로 가연물을 공급하여 구체 형태로 뻗어나가는 마법인 것 같고. 연소 반응 때문에 마법진이 가려서 디스펠의 위험도 적어보이네요. 아 영상을 틀 수 있었구나. 한번 볼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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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질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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갈대밭을 헤집고 달려가는 근육질의 남성과 이를 뒤따르는 카메라맨. 아마 종군기자로 추정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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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갈대밭의 끝에는 널따란 강이 흐르고 있었다. 막다른 길에 놓인 이들은 서둘러 뒤를 확인했다. 적에게 쫓기고 있는 건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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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순간 남성은 카메라맨을 잡아 강 건너편을 향해 던졌다. 그는 중간을 조금 넘은 지점에 떨어졌고 카메라의 시점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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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confícĭo: ignis vēlum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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갈대밭에서 수십명의 군인이 방벽을 두르고 튀어나왔다. 그러나 남성이 펼친 대규모의 불덩이가 갈대밭을 초토화시키면서 그들은 다가가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기만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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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법사 할아부지 진짜 개간지네ㅋㅋㅋㅋㅋㅋ 이게 5서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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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강물 부글부글 끓는거 보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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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여기 스위스인가보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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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어떻게 앎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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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ㄴ배경이 알프스잖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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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음 것도 볼까요. 시간상의 관계로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. 화질이 훨씬 좋네요 이건. 4서클 마법 글라키스 아스타. 영상에서는 마이너스 250도까지 물을 얼려서 날카롭게 빚어냈네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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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constĭtŭo: glácĭes hasta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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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마이너스 250도 창이면 어떻게 잡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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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휘두르는 게 아니라 쏘는 거겠지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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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이 사람은 걍 잡는데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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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??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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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른 긴생머리의 여성은 두 번째 보폭과 세 번째 보폭 사이에 허공에서 생성된 창을 잡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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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체는 앞으로 굽혀지지 않으며 창을 든 쪽의 어깨와 팔이 팽팽하게 당겨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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엉덩이와 어깨가 축이 되고 손바닥이 하늘을 향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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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 번째 보폭에서 왼다리에 무게중심을 확실히 실어 몸의 왼쪽을 고정시키는 동안 여성의 가슴이 앞쪽으로 내밀어지면서 최대의 수축력을 발휘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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임팩트 있는 딜리버리(delivery). 창이 그녀의 손을 떠나고 그녀의 몸이 일시적으로 붕 떴다. 과녁에 제대로 명중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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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음이 많이 차가웠는지 리커버리(recovery) 동작이 빨랐던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벽한 동작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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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가 새빨개진 손을 부여잡고 앙탈을 부리는 것으로 영상은 마무리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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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멋있네요. 딱히 더 평가할 건 없겠어요. 이그니스 벨룸 vs 글라키스 아스타. 이건 어떻게 해야할까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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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닥전이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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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ㄷ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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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근데 애초에 5서클 대 4서클 마법인데 밸붕 아님?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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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불타입이 강하긴 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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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이번 건 노인간지로 선택하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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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흐으음... 이 중에서 하나만 쓸 수 있다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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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들이 서 있는 세트장 바닥에 내가 보는 스크린과 똑같은 화면이 나타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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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고른 쪽은 살아남고, 아닌 쪽은 바닥이 꺼지며 시청자들이 탈락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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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아직도 고민 중이었는데 이미 마음 속으로 결정을 끝낸 이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. 대체로 불마법쪽으로 쏠리는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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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전자는 공방일체가 가능한 범위형 열마법이고, 일대다 전투는 물론 일대일 전투에도 능숙하게 다루기만 한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어요. 특히나 방금 영상처럼 쫓기고 있을 때 시간을 끌기에도 제격이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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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걍 저거 하나 끼고 있으면 무적 아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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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개사기 마법 수준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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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5서클 마법진 개복잡하네 진심;;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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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반면 후자는 상성을 타지는 않지만 시전자의 능력에 따라 많이 좌우될 것 같네요. 마법을 시전했는데 정작 맞추지를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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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ㅈ되는 거죠 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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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차라리 얼음 대포를 쏘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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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래도 수동식이 낭만은 있다 그죠...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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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모두 선택하셨나요? 광범위형 불의 장막이면 왼쪽에, 얼음창이면 오른쪽에. 확실히 불의 장막이 겉보기에도 더 멋있긴 하네요. 동감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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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평가를 듣고 글라키스 아스타에서 이그니스 벨룸으로 옮겨가는 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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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에 공감하는 이들이 필시 생긴 거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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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대로 이동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. 아 저기 딱 하나 있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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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럼 저도 빨리 선택하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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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개의 선택지를 가르는 중간선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이미 전부터 마음을 굳혔던 선택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투둑 건드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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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4서클 글라키스 아스타(얼음 창)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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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??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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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?????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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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ㅅㅂ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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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840명이 탈락하셨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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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18명이 생존하셨습니다.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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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백명의 비명소리가 공동 아래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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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장부터 840명이나 탈락하다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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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적인 매니저는 이렇게나 뽑기 어려운 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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잔잔하게 흘러갔던 실시간 채팅창이 급물살을 타고 떠내려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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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라운드에서 떨어진 이들이 울분을 토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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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방장 말 믿고 마지막에 바꿨는데 이게 뭐임 도대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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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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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함정수사 오지네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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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진짜 악질 아니냐 이 정도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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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(차단된 채팅입니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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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나 마지막에 바꾸었던 사람들은 더욱 억울했는지 욕도 서슴없이 꺼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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넌 밴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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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전 이그니스 벨룸이 유용한 마법이라고 생각은 해요. 그런데 하나만 쓸 수 있었을 때 이걸 선택할지는 조금 의문이 드네요. 여러분은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면 권총하고 연막탄 중에 하나만 써야 한다면 뭘 고르실 건가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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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당연히 권총이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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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렇게 생각하니까 갑자기 납득되네 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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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래도 5서클인데 살상력도 나름 있지 않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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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그니스 벨룸은 사실상 자폭기나 다름 없어요. 시전자의 마나는 무한하지 않고, 시야를 가리는 건 피차일반이죠. 저였으면 그런 계륵 같은 마법은 별로 쓰고 싶지 않네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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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‘기지피지’님이 1,000원 후원!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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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아오 이걸 한 대 때릴 수도 없고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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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럼 님도 방장처럼 월오아 10/10/10으로 깨보던가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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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꼬우면... 알죠...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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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얼음창은 4서클 치고도 ㅈㄴ 약해보이는데 왜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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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글라키스 아스타는 보시면 창을 이루는 물질을 자유자재로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. 단순히 물을 얼리는 게 아니라 나이오븀을 기반으로 초전도체를 구축해 전력효율을 최소화할 수만 있다면 극초음속의 영역까지 바라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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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른바 레일건의 원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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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무엇보다 빙법사가 불법사보다 뒤떨어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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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레밀리아 아세파이트에게 마법 대련으로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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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신뢰성 있는 지식이니 시청자들에게 내 말을 믿을 것을 종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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