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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가씨, 아카데미 생활은 어떻게 할 만하십니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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머뭇머뭇 눈치만 보던 운전기사가 먼저 어색한 정적을 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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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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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힘든 일은 따로 없고요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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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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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하루의 단답과 함께 대화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끊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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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이 약하셨던 사모님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뒤로부터, 더이상 찾아볼 수 없는 명랑했던 아가씨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운전기사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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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부회장님의 부탁으로 매번 따님을 직접 아카데미까지 데려다주는 실정이었지만, 지난 몇 달 동안 상황의 진전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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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녀오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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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저... 아가씨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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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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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가씨 주위에는 언제나 도와줄 사람이 많으니까 정-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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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런 말 할 거면 저 그냥 내릴게요. 오늘도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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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죄송합니다... 조심히 다녀오십시오. 하교 시간 때 똑같이 여기 후문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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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에서 내린 소녀는 상쾌한 공기를 폐에 잔뜩 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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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생각만큼 가슴이 설레지는 않는 등굣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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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그 날’을 기점으로 이하루의 세상은 한순간에 흑백으로 물들어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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뭘 해도 재미가 없었고, 뭘 해도 기운이 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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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하루가 유일하게 정을 붙일 수 있는 건 역시 아카데미 친구들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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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안녕 하루찡! 미리 기다리고 있었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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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누리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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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에 같은 1학년 C반이었으며 하루와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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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그제서야 굳어진 표정을 풀면서 똑같이 인사를 건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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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우와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기사를 쓰는 거야? 역시 삼진그룹은 뭐가 다르긴 하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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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냥 아빠가 시켜서 그런 거야. 차에 둘이나 타면 얼마나 불편한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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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도 뭔가 로망이 있잖아. 드라마 같은 데 보면 재벌 언니들은 각자 운전기사 하나씩 있던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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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드라마니까. 실제로는 안 그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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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차피 누리도 장난으로 하는 말임을 알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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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아버지가 대학병원장인 전누리도 아카데미 전체로 따지면 부자 측에 드는 학생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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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를 끼리끼리 사귀려고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, 부의 격차 때문에 생기는 거리감이 싫었던 하루는 누리가 더 편하게 느껴졌던 면도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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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루 근데 너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 같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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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가? 어떻게 달라졌는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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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으음... 뭐라 해야 하지. 옛날엔 진짜 수다쟁이였는데 요새는 말도 많이 없어졌고, 또... 그래 시크해졌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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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시크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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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말을 들은 하루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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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응! 겨울왕국 4에 나오는 레사 언니처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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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 그 영화 안 봐서 잘 몰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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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와 그걸 안 봤어? 레사가 누구냐면 엘사 여왕 딸인데 어릴 때부터 얼음 마법을 엄청 잘 썼던 언니거든? 엄청 예쁜데 절대 웃지를 않아서 궁전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웃기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어.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-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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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스포 그만! 나중에 볼 거니까 더 이상은 안 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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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무튼 그 언니가 엄청 시크하게 생겼어. 항상 무표정인데도 엄청나게 멋지거든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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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노나메처럼 말이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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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와 누리가 시선을 교환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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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리가 끄응 소리를 내며 속으로 골똘히 생각하더니 고개를 내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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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메는 무표정이긴 하지만 그냥 시크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 걸. 조금 복잡한데 하루 네가 쿨시크라면 나메는 큐티시크랄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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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큐티시크는 또 뭔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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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쿨의 반대는 핫이니까 핫시크라고 해야하나? 근데 그러면 말이 이상해, 핫식스 같잖아! 헤헤 나도 잘 모르겠다. 그냥 그런 거지 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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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리는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대며 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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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그녀의 기분에 어울려주려고 어색하게 따라 웃어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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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자기 나온 나메의 얘기에 누리는 또 다른 얘깃거리가 떠올랐다는 듯이 맞잡은 하루의 손을 빙빙 흔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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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요즘 나메한테서 되게 좋은 향기 나더라! 향수 뭐 쓰는지 물어볼까? 옆 분단인데도 자꾸만 신경 쓰여서 수업에 집중을 못하겠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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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맞아 내 쪽까지도 사과향이 나긴 했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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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치? 너도 맡았구나. 그냥 사과가 아니야. 설탕하고 꿀에 듬뿍 절인 엄청나게 단 사과향이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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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런 것까지 알아? 완전 개코네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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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내가 좀. 안 그래도 우리 엄마한테서 그런 말 자주 들었거든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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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... 응... 엄마한테서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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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? 왜 그래? 어디 아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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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생각 없이 꺼낸 누리의 말에 하루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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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자기 안색이 안 좋아진 하루를 보고 누리가 걱정된다는 듯이 살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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삐이이익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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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또야..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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머리를 어지럽히는 소리가 귀에 울려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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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라면 이렇게 크게 들리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유독 참기가 힘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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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잠시 거리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부여잡고 심호흡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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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하나, 둘..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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삐이이이이익-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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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흑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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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루야! 괜찮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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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점 커지는 이명소리와 함께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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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황한 나머지 누리가 빠르게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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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리가 알기로는 하루는 원래도 건강하고 활기찬 아이였어서 이렇게 느닷없이 쓰러지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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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하루! 왜 그래? 어디 아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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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냐. 안 아파... 소리... 내 귀 좀 막아줘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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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귀? 이렇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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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도 아파... 계속 들려 소리가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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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의 애절한 부탁에 누리가 엉성하게나마 그녀의 두 귀를 손으로 막아줘 봤지만 소용이 없는 듯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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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누리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나, 구급차라도 불러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, 때마침 반 친구들이 같은 길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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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헤이 누리! 그리고 그 옆에는 당연히 하루쓰겠지? 거기 앉아서 뭐 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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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리와 지혜, 그리고 그들을 뒤따라오는 유나와 나메도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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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안녕 얘들아... 근데 지금 하루가 많이 아픈 것 같아서 말이야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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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하루가 아프다고? 하루야 너 괜찮아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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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리가 쏜살같이 달려가 하루의 상태를 살폈다. 그러나 겉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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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구급차라도 불러야할까 고민 중이었어... 하루는 계속 괜찮다고 하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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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래도 부르는 게 낫지 않을까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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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혜가 소심하게 의견을 전달했다. 유나는 이 상황 자체가 떨떠름한지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기만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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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잠깐만 나와볼래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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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보다 못한 나메가 나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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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하루 어디가 아파? 머리가 아픈 거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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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소리가... 너무 시끄러워... 제발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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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가 고통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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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그녀들이 서 있는 곳은 대로변도 아니고 조용하기만 한 장소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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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서클 시전: 진단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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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법까지 사용해 그녀가 아픈 원인을 찾아보려는 나메였지만 별 소득조차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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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메가 고개를 내젓자 아이들의 표정은 더욱 심각하게 변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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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괜찮아 생각이 있어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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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에도 나메는 당황하지 않고 후들거리는 하루의 몸을 두 팔로 꼬옥 감싸 안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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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안간 그녀의 몸에서 황금빛 오러가 흘러나와 온몸을 뒤덮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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흑백이었던 세상이 갑자기 밝아지는 느낌에 하루가 눈을 떠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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삐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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듣기 싫었던 환청도 점차 사그라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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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뜻한 기운이 하루의 몸에 맴돌자 그녀의 안색이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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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태를 확인한 나메가 식은땀으로 젖은 하루의 앞머리를 옆으로 정리해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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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조금 졸릴 수도 있을 거야. 잠이 오면 그냥 자도 돼. 우리가 반까지 데려다줄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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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의 말대로 지금 이 순간이 아늑한 보금자리처럼 느껴져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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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사과향..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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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아까 누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향기였음을 눈치 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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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속 맡고 있자니 심신이 안정되는 기분이 들고 머리도 맑아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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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하늘이 파래...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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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푸르른 하늘이 배경으로 깔린 것을 목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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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 수 없는 이 평안하고 뭉클한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, 하루는 나메에게 손을 뻗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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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조금... 괜찮아진 것 같아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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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*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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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말 하루종일 졸음이 쏟아지는 날이었다고 하루는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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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마와의 싸움에서 이겨낸 하루는 점심을 먹고 또 몰려오는 졸음과 씨름을 하느라 고생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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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도 5교시가 체육에, 6교시는 시간표가 갑자기 수학에서 미술로 바뀌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안 듣느니만 못한 상태로 수업을 들을 뻔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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체육시간은 수행평가 기간이 아니면 언제나 피구로 대체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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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반에 20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보통의 체육시간은 두 반이 동시에 진행되곤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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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자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피구에 참여하였고, 여자들은 절반 정도만이 그러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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체육관 농구 코트 뒤쪽 한구석에서, 나메가 벽에 기대앉아 눈을 붙이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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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소라면 유나와 같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터였는데 오늘만큼은 그녀가 서리에게 강제로 끌려가 버렸는지라 혼자였던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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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한 누리도 학부모 상담 때문에 체육관에 없어서 하루 또한 심심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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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가만히 앉아서 나메만을 지켜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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뭔지는 모르겠지만 노나메라는 인물은 하루에게 있어서 ‘신기한 아이’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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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반 아이들 모두가 동의할 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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웬만해서 1학년 정식 입학시험 외에는 중간에 전학생을 받지 않는 세피론 아카데미가 스스로 원칙을 깨부술 정도로 들여온 아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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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학 첫날부터 그걸 입증하는 듯, 반 아이들의 이름을 듣자마자 단 한 번에 외워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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뿐만 아니라 적성 평가는 어떤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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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카데미에서밖에 배울 수 없는 내용뿐만 아니라 한참 뒤에 나올 부분까지도 출제된 악명 높은 시험에서 그녀는 보란 듯이 100점을 맞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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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카데미 2학년 중에서는 가장 몸집이 작아 1학년, 아니 그보다 어리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지만 그녀가 사뭇 풍기는 분위기는 어른스럽기 그지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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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에 대해 ‘신기하다’라는 평 외에는 딱히 내세울 만한 수식어가 하루의 머릿속에는 적어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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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나메의 옆으로 다가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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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부러 인기척을 내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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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마도 자신처럼 피곤했는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거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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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이 기회를 살려 나메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리게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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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귀엽당...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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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체적으로 빼짝 마른 체형을 가진 나메였지만, 볼에는 젖살이 남아있어 몸만 큰 아기처럼 보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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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끔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, 입꼬리를 씰룩거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아 꿈을 꾸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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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무엇보다 며칠 전부터 나는 진한 사과향을 맡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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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나랑도 친구 해주겠지?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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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는 나름 작년에 반장도 해 보았을 만큼 여러모로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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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인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었기에, 앞으로도 친해질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여 나메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자리를 피해주기로 결심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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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야 공 날아간다 조심해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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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은 반 박태현이 소리치며 그녀들쪽으로 주의를 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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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어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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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개를 돌려 날아오는 피구공을 확인한 하루는 그 궤적이 나메에게 향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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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찰나의 순간이라 주의를 주지도 못하고 있을 때, 갑자기 나메의 눈이 번뜩 뜨이고, 이어서 팔을 옆으로 강하게 휘둘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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펑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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폭탄 터지는 듯한 소리가 강당에 울려퍼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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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...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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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야. 터져버렸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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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 걸레짝이 되어버린 피구공을 보고 나메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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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는 남자아이들에게 넝마가 된 공을 직접 들고 가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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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미안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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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, 아냐. 공은 또 있으니까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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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쌤한테 혼나면 어떡하지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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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창고에서 조용히 하나 꺼내면 모르실 거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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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자리로 돌아온 나메는 똑같이 벽에 기대고 상념에 빠졌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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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떻게 한 거야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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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가 믿기지 않는 목소리로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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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도 모르게 오러를 써버렸네. 상상하고 현실을 순간 헷갈려가지고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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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자고 있는 게 아니었어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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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 안 자고 있었는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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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의 얼굴이 급격하게 빨개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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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를 몰래 뚫어져라 쳐다봤던 게 들켰으면 어떡하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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괜한 마음에 하루는 나메에게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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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무슨 상상하고 있었는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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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단검으로 1대100 하는 상상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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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...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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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의 나메에 대한 사전에 ‘엉뚱하다’라는 단어가 새로이 등재된 날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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